[창간특집|‘유벤져스’ ②] ‘유벤져스 3인방’이 엄선한 음악 인생 ‘효자곡’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26일 06시 57분


작곡가 박현우.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작곡가 박현우.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박현우·정경천 작곡가와 이건우 작사가의 음악 경력은 화려하다. 각각 52년, 46년, 40년 동안 음악 한 길만을 파온 ‘장인’들이다. 모든 노래에도 저마다 사연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른바 ‘효자곡’에 얽힌 탄생 비화도 남다르다. 이들이 직접 노래를 엄선했다.

● 천리먼길도 20분에 완성!…박현우 ‘천리먼길’ (1973년·노래 박우철)

“10분 만에 쓴 합정역 5번 출구처럼
거의 모든 곡을 30분 안에 만들었지”


작곡가로서 두각을 나타낸 ‘천리먼길’을 단번에 꼽았다. 갓 20대가 됐던 가수 박우철의 뜨거운 인기 발판이 됐다. 정 작곡가와 이 작사가도 “아! 박우철이 난리 났을 때였다”며 박수로 공감했다.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를 10분 만에 만든 초고속 작곡 속도는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천리먼길’도 단 20분 만에 탄생했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곡을 30분 안에 완성했다. 비법으로 “오래 끈다고 좋은 게 아니다. ‘탁’ 하고 나온 것을 수정만 하면 된다”고 귀띔한다.

● 작곡가 박현우

▲ 1942년생(생월일은 밝히지 않기를 요청)
▲ 1968년 은방울자매의 ‘포항 아가씨’로 데뷔
▲ 1971년 정훈희의 ‘스잔나’
▲ 1970년 영화 ‘비나리는 선창가’(감독 임권택) 음악
▲ 1973년 박우철의 ‘천리먼길’. 이후 강별철과 삼태기 ‘물레방아’, 문주란 ‘황혼의 제3부두’, 릴리시스터즈 ‘새가 될테야’ 등 1000여곡
▲ 2018년∼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

작곡가 정경천.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작곡가 정경천.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어매와 훈아 운명적 만남!…정경천 ‘어매’ (1994년·노래 나훈아)

“야간업소에서 이 노래를 연주했더니
나훈아 시켜야 한다며 매니저 찾아와”


정 작곡가는 1984년 이선희가 부른 ‘J에게’의 편곡자로 유명하다. 스스로도 “‘J에게’를 편곡한 후 (인생에)내리막길이 없었다”고 여긴다.

나훈아가 부른 ‘어매’에 대한 애정도 깊다. 가사가 너무 길어 줄이고 줄여 겨우 완성했다.

야간업소에서 피아노를 치던 시절, 이 곡을 연주했더니 마침 자리에 있던 당시 나훈아의 매니저가 “이건 나훈아를 시켜야 한다”며 찾아왔다. 실제로 한 달 뒤 곡은 나훈아의 품에 안겼다. 그야말로 “운명”이었다.

● 작곡가 정경천

▲ 1948년 2월2일생
▲ 1974년 고영준 ‘정에 약한 남자’로 데뷔
▲ 1984년 이선희 ‘J에게’ 편곡. 이후 나훈아 ‘어매’ 작곡·윤상일 ‘칠갑산’, 진성 ‘안동역에서’, 주현미 ‘추억으로 가는 당신’ 편곡 등 3000여곡
▲ 2002년 예총예술문화상 공로상
▲ 2011년 한국음악저작권대상 편곡상
▲ 2010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
▲ 2019년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

작사가 이건우.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작사가 이건우.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논개 쓰려고 남강 탐방도!…이건우 ‘논개’ (1982년·노래 이동기)

“논개는 작사가로서 책임감이 서린 곡
앨범 발표도 미루고 2박3일 논개 연구”


데뷔곡인 1981년 전영록의 ‘종이학’, 2013년 김연자의 ‘아모르파티’ 등을 히트곡으로 만들었다. 그 중 애틋하게 생각하는 노래는 바로 이동기의 ‘논개’다. “작사가로서 책임감이 서린 곡”이기 때문이다. ‘논개’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왜장을 껴안고 경남 진주의 남강에 뛰어든 기생 논개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직접 남강과 논개사당을 보지 않고서는 제대로 작업했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았다. 앨범 발표 일정까지 미루고 2박3일 동안 논개의 자취를 확인하고 노래를 세상에 내놨다.

● 작사가 이건우

▲ 1960년 12월17일생
▲ 1981년 전영록 ‘종이학’으로 데뷔
▲ 1982년 이동기 ‘논개’
▲ 1988년 소방차 ‘일급비밀’ ‘통화중’
▲ 1989년 김혜림 ‘디디디’
▲ 1995년 룰라 ‘날개 잃은 천사’
▲ 2013년 김연자 ‘아모르파티’ 등 1200여곡
▲ 2014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 201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
▲ 2019년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실용음학과 학부장.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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