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도쿄올림픽 연기 파장…희비 엇갈린 한국체육
더보기

도쿄올림픽 연기 파장…희비 엇갈린 한국체육

남장현 기자 입력 2020-03-26 05:30수정 2020-03-26 05:30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IOC의 2020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에 각 경기 연맹 등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지만, 오로지 올림픽만 바라보며 4년간 땀 흘려온 선수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DB

‘설마’가 현실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전격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24일(한국시간) 대회를 1년 정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대회의 전면 취소는 없고, 내년 여름까지 올림픽을 마치기로 결정했다.

각 종목 경기연맹, 국가올림픽위원회(NOC)들은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모든 구성원의 마음이 동일하지는 않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가장 안전한 환경에서 올림픽이 열려야 한다는데 100% 동조하나 지금까지의 과정이 1년간 연장될 상황이 마냥 달가울 수 없다.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 5주 간 일체의 외출·외박 없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열중해온 태극전사·낭자들은 4년 주기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 올림픽 메달리스트 A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정말 실망스러웠다. 오직 도쿄만 보고 달려왔는데 심적인 허탈함이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국가대표 B도 “이정표가 갑자기 잃어버린 느낌”이라고 씁쓸해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수영 전설’ 마이클 펠프스(미국)도 “선수들의 마음은 (올림픽 연기로) 복잡할 것이다. 여러 감정이 충돌할 수 있다. 정신적 건강도 챙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진천선수촌에서 밧줄을 타면서 근력 훈련하고 있는 유도 선수들의 모습. 스포츠동아DB

사실 1년은 당장 내일을 살아가는 선수들에게 굉장히 긴 시간이다. 도쿄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 반납을 준비한 일부도 분명 있다. 명예롭게 떠나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면 마음을 좀처럼 잡지 못한 채 한동안 방황할 가능성도 있다. 선수 C는 “1년은 너무 길다. 잠시 몸과 머리를 정리할 기회가 필요한 데 지금은 여행도 가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대한체육회는 올림픽 연기에 따른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OC는 19일 이기흥 회장을 비롯한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들과 화상 회의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딴 선수들은 결코 불이익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OC는 도쿄올림픽 예상 출전인원 1만1000여명 가운데 57% 가량이 쿼터를 확보한 것으로 본다.

나머지 43%는 올림픽 기준 기록 통과여부와 랭킹 포인트에 따라 정해진다. 해당 종목이 기준 기록을 어떻게 잡을지, 세계 랭킹을 언제 잡을지에 운명이 걸린 셈인데 상황에 따라 주인공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최소한의 준비 시간을 확보한 부분은 다행이다. 상당수 종목이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국제대회가 취소됐거나 하늘길이 막혀 올림픽 쿼터 획득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레슬링과 역도, 유도, 펜싱 일부(남자에페 단체)가 예선 연기로 발을 동동 굴렀다. 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컨디션을 조절한 선수들에게는 끔찍한 일이나 출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보다는 낫다. 물론 쿼터는 땄지만 올림픽 대표를 결정하지 못한 종목도 한숨 돌렸다.

일단 진천선수촌은 잠시 문을 닫는다. 외부 출입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르면 일정 기간 폐쇄될 예정이다. 신치용 촌장은 “지도자들과 향후 훈련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최소 2~3주는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체 훈련장소가 마땅치 않아 리듬 조절과 컨디션 유지는 당분간 지속될 과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