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경기 사상 최악…국가경제는 패닉상태”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11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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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종합 체감경제지수' 3월 들어 100선 붕괴
삶의질·소비지출·체감경제 미래 전망 일제히 하락
여행·외식·문화·교통비 등 '집밖 지출 행위' 줄여
소비지출 축소→경기둔화 악순환 이어질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소비자 체감 경제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소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를 우려하면서 경제 상황은 지금보다도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의 ‘소비자 체감경제조사’에서 3월 첫째주 ‘종합체감경제지수’가 99.3으로 기준치인 100선이 무너졌다. 이는 소비자동향연구소가 기획해 컨슈머인사이트가 주간 소비자 체감경제지수 조사를 시작한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 체감경제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긍정적인 심리가, 작으면 부정적인 심리가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종합체감경제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올해 1월 마지막 주에는 101.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첫주에 100.8로 하락 반전하더니 2월 내내 하락 곡선을 이어갔다. 이어 3월 첫주에는 100선조차 붕괴됐다.

소비자들은 삶의질 인식, 소비지출전망, 체감경제 미래 전망 등에 대해 모두 부정적이었는데 2월 넷째주 들어 일제히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이다.

삶의질 인식은 3월 첫째 주에 85.3으로 전주대비 3.2, 전년대비 4.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 전망 역시 2월 마지막주 87.7이었으나 3월 첫째주에는 2.6포인트 떨어진 85.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를 찍은 3분기(88.7)보다도 낮은 수치이자 역대 최저치다.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삶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끼면서 소비활동도 자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집밖에서 이뤄지는 소비 대부분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3월 첫째주 부문별 소비지출 전망에서 여행비는 70.7로 전주대비 7.7, 전월대비 11.6포인트나 떨어져 가장 하락폭이 컸다. 이어 문화·오락·취미(전주대비 3.6포인트↓), 외식비(3.4↓), 교통비(-1.3↓) 순으로 소비지출 전망지수가 떨어졌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낯선 곳으로의 이동과 사람들과의 접촉 모두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이는 소비지출 억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소비지출 감소는 다시 경기둔화를 낳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개인경제 상황보다 국가 경제 미래전망을 더 좋지 않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경제미래 전망지수는 1월까지는 69.8로 지난 하반기에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월들어 지수가 4.2하락(65.6)했고, 급기야 3월 첫째 주에는 처음으로 50대 지수(57.8)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국가경제에 대한 미래전망이 처음으로 50대 지수로 떨어졌다는 것은 대다수 국민이 국가 경제에 대해 위기로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소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경제가 크게 어렵게 됐고 앞으로도 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경제적 타격과 질병의 감염이라는 이중 위협에 노출돼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진 국민에게 하루 빨리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경제 안정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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