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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살 여력도 없어요”…취약계층 덮친 코로나19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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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살 여력도 없어요”…취약계층 덮친 코로나19 그늘

뉴시스입력 2020-03-09 17:45수정 2020-03-0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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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판매, 매일 일하는 저소득 주민·장애인에겐 '그림의 떡'
지역아동센터 문 닫아 아동 결식 우려도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을 버팁니다. 생계 때문에 일하느라 사러 나갈 시간도 없네요.”

9일 대구시 동구의 한 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차상위계층 주민 문모(55·여)씨는 “코로나19로 수입이 많이 줄었다. 숨 쉬고 밥만 먹으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구지역 취약계층 주민의 일상에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문씨는 최근 지자체로부터 차상위계층 몫의 일회용 마스크 6개를 추가 지급 받았다. 2인 가구인 문씨 가족이 3일간 쓸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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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 사태를 버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매일 출근하는 문씨는 공적 마스크를 사러 갈 시간도 없다.

문씨는 “지금 제일 필요한 건 마스크와 손 소독제다. 손 소독제는 직접 만들려 했지만 에탄올 외의 재료를 아직 구하지도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동구 신암동의 쪽방촌에 2년째 살고 있는 박모(66)씨는 “다리를 다쳐 일 나가기 힘든데 코로나19로 일용직 일자리도 많이 없어졌다”면서 “정부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를 아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의 상황은 더욱 어렵다.

현재 농협 하나로마트와 우체국 등 마스크 공적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몰려든 사람들로 연일 긴 줄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수백 명 인파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출이 비장애인보다 어려운 것은 물론 새벽같이 나와 몇 시간이고 줄을 서는 일도 버겁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되는 경우에도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장애인들이 적은 소득 탓에 다가구주택(원룸) 등 좁은 공간에 살 경우 자가격리 장애인을 돌보는 생활지원인력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 확진 장애인은 최대한 빨리 병원에 입원하도록 조치한다. 하지만 입원 대기 중 돌봄 공백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탈시설 발달장애인 A씨는 입원 전 하루 동안 자택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홀로 남은 A씨를 위해 코로나19 비확진자인 한 장애인 자립센터 활동가가 직접 방호복을 입고 A씨를 돌봤다.

전근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코로나19에 노출된 장애인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할 때다”라며 “마스크 5부제 판매는 장애인을 위한 대리 구매가 가능하지만, 통장 등이 자택을 방문해 나눠주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설상가상 정부 권고에 따라 지역아동센터도 당분간 문을 열지 않는다.

정부가 긴급돌봄 서비스를 마련했지만 지난 2일 기준 서비스를 신청한 대구 지역 초등생은 전체의 0.5%인 568명에 불과하다.

굿네이버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 NGO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의 결식을 우려해 도시락 긴급 지원 등에 나섰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정서적인 결핍까지 채우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상담이나 단체 활동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지역 어린이를 위한 심리치료 등을 기획 중이다”라며 “이 역시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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