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애리조나 스토리] ‘재활 순항’ 나성범, “올림픽·ML? 떳떳한 실력 증명부터”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10일 05시 30분


\'나스타\'가 돌아왔다. 통증은 사라졌고 의욕은 충만하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털고 일어난 나성범이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에넥스필드에서 타격 훈련 중이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나스타\'가 돌아왔다. 통증은 사라졌고 의욕은 충만하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털고 일어난 나성범이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에넥스필드에서 타격 훈련 중이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어릴 때부터 꿈꿨던 ‘빅리그’에 도전할 기회가 눈앞까지 다가왔다. 시범경기 때 부상을 당한 부상은 ‘액땜’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복귀 후 더 크게 다치는 바람에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나성범(31·NC 다이노스)에게 2019년은 아픔이었다. 자연히 2020년 시선은 건강, 그리고 자신의 가치 증명에 맞췄다. 올림픽 출전이나 메이저리그(ML) 진출보다 더 큰 목표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및 연골판 파열 부상을 당했다. 시범경기 중 내복사근 파열로 늦게 시작된 시즌은 23경기 만에 마무리됐다.

아쉬움이 짙었다. 시즌 타율 0.366, OPS(출루율+장타율) 1.088로 활약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성범은 시즌을 앞두고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 진출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ML 스카우트들이 운집했을 만큼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 그러나 부상은 빅리그 꿈에도 쉼표를 찍었다.

NC 나성범이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필드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나성범은 
“올림픽과 메이저리그 진출 모두 내 스스로 떳떳한 성적을 거뒀을 때 도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NC 나성범이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에넥스필드에 차려진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나성범은 “올림픽과 메이저리그 진출 모두 내 스스로 떳떳한 성적을 거뒀을 때 도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9일(한국시간) NC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에넥스필드에서 만난 나성범은 “야구하며 평생 당할 부상을 한 번에 당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안 다치고 싶다”는 바람으로 말문을 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의 몸 상태. 나성범은 “정적인 타격은 문제가 없다. 주루나 수비처럼 갑작스럽게 스피드를 내야하는 동적인 게 문제인데, 연습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감독, 강인권 수석코치, 이호준 타격코치는 “결국 (나)성범이의 회복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성범 역시 “팀이 워낙 탄탄하다. 외부에서는 ‘우승 적기’라는 말이 나오는데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다치기 전의 모습…. 아니, 다치기 전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장에서 느낀 2016년 한국시리즈 4패 탈락의 아쉬움, LA에서 재활하며 지켜본 2019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의 허무함을 다시 느끼지 않겠다는 각오다.

나성범이 인터뷰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나성범이 인터뷰를 마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현재까지 분위기는 개막전 복귀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자연히 2019년 잠시 멈췄던 ML 도전도 다시금 욕심을 낼 법하다. 여기에 ‘꼭 뛰고 싶었던 무대’인 2020 도쿄올림픽도 있다. 하지만 나성범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올림픽은 정말 가고 싶은 무대지만 2018년까지의 모습으로 도전할 수 없다. 해외 무대도 마찬가지다. 관심을 받을 만큼의 몸 상태, 실력이 갖춰져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나 스스로 떳떳할 수 있도록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분들이 수긍하고 축하를 보내주실 것이다.”

나성범은 이미 검증을 끝낸 KBO리그 대표 타자다. 하지만 스스로는 2018년까지의 자신을 지웠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평가받겠다는 각오다. 나성범의 야구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시작됐다.

투손(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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