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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영토 오래오래 걸을 용기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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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영토 오래오래 걸을 용기 얻었다”

민동용 기자 입력 2020-01-17 03:00수정 2020-01-1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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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시상식
“상상력 꺼낼 또 다른 출구 열어줘”
“내 눈에 빛나는 글 쓰고 싶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상패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장원 이민희 심순 정인숙 이다은 홍성희 조지민 김동균 이현재 씨.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야기하기 위해 신산한 기억들을 다 지운 다음에야 고통 때문에 잊혀졌던 기억들을 불러낼 수 있다는 생각, 문학은 그렇게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잊어야 할 것과 기억해야 할 것을 분별하며 다시 성실히 걷겠습니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민희 씨(중편소설)의 목이 살짝 메었다. 이 씨의 당선 소식을 위독했던 그의 부친은 캄캄한 새벽,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들었다.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당선자들이 드러낸 가족에 대한 애틋함으로 훈훈했다. 이 씨를 비롯해 서장원(단편소설) 김동균(시) 정인숙(시조) 심순(동화) 조지민(희곡) 이다은(시나리오) 홍성희(문학평론) 이현재 씨(시나리오)가 상패와 부상을 받았다.

홍성희 씨는 “원하는 게 뭔지 말할 줄 몰랐던 제게 엄마는 생각을 말하는 법을 가르쳐주셨다”고 말했다. 이다은 씨는 “글 써서 먹고살 일이 순탄치만은 않을 텐데 여전히 잘 부탁해요, 엄마”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수상의 의미를 심순 씨는 “동아일보 신춘문예는 제가 상상력을 꺼낼 수 있는 또 다른 출구를 줬다”고 풀이했다. 정인숙 씨는 “말을 지어 글을 써서 집을 지어서는 다듬고 문질러 광을 내야 하는 글쟁이가 된 것 같은 순간”이라고 했다. 조지민 씨는 “말을 삼키는 게 버릇이 돼서 제 글 보여주는 것도 두려웠는데 당선 소식이 글을 써나갈 용기가 돼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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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의 앞날을 맞는 태도는 단단했다. 서장원 씨는 “열심히 쓴 소설을 다시 보면 빛이 바랜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 제 눈에 빛나는 글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동균 씨는 “신춘문예라는 문을 통과하는 자리에서 문을 허물고 더 넓은 문학의 영토를 함께 오래오래 걷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현재 씨는 “행여 환영받지 못하더라도 매 순간 진심으로 남아 있을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했다.

이들의 엄숙함이 안쓰러웠던 듯 소설가 구효서 씨는 격려사에서 “마치 우리 앞에 가시밭길만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런 것 없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일만 있다. 마음껏 즐기라”고 응원했다. 작가가 되면 ‘취재여행 핑계 대기 좋다’ ‘옷을 허름하게 입어도 멋져 보인다’ 등을 열거한 구 씨는 “작가 여러분, 특권을 내려놓지 마십시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인 소설가 오정희 씨, 문학평론가 조강석 연세대 교수, 시조시인 이근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이우걸 씨,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 인하대 교수, 연출가 김철리 씨, 영화감독 이정향 씨, 문학평론가 강지희 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동아일보 신춘문예#신춘문예 시상식#상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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