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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엔지니어 2년차 연봉이 2억… 한국은 평균 7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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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엔지니어 2년차 연봉이 2억… 한국은 평균 7600만원

신무경 기자 입력 2020-01-13 03:00수정 2020-01-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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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스펙 NO… 실력으로 평가
능력 입증되면 2~3년후 2~3배로… 한국 대기업 임원과 보수 맞먹어
국내서도 성과-보상 연계 움직임
2016년 ‘알파고-이세돌 대국’을 보며 인공지능(AI)에 푹 빠진 A 씨(30)는 이때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취업을 꿈꿨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뒤 2018년 현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한 그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다고 했다.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눈코 뜰 새 없이 집중 근무를 해야 하지만 금요일 자택 근무, 자율 출퇴근 등 대체로 ‘워라밸’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한 해 20만 달러(약 2억3220만 원)에 가까운 연봉이 매력적이다. A 씨는 “실리콘밸리 기업은 능력만 입증되면 2, 3년 후 임금을 두세 배 높여 주는 등 철저히 실력으로 보상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동기 부여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들은 연평균 22만7000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기업 임원의 처우와 맞먹는 수준이다. 학벌, 스펙에 관계없이 실력으로 대접하는 미국 기업의 문화 덕분이다.

12일 미국 IT 기업 연봉 평가 사이트 레벨스에 따르면 신입부터 2년 차 경력을 가진 주니어 엔지니어에게 가장 많은 연봉을 제시하는 기업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리프트로 23만4000달러에 이른다. 연봉 순위 톱5에 드는 스트라이프, 에어비앤비, 링크트인, 오라클 등도 17만∼22만 달러로 적은 수준이 아니다. 레벨스는 SW 엔지니어들이 제출한 1만8000여 개의 연봉 정보, 세금 신고 시 작성하는 문서인 ‘W2 스테이트먼트’, 기타 혜택을 기반으로 연봉 데이터를 공표한다.


국내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조사한 매출 상위 300대 기업의 미등기 임원 평균 보수(2018년 기준)는 2억6670만 원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국내 엔지니어의 평균 임금(약 7674만 원)과 비교하면 세 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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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무엇보다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미 시사전문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20년 최고의 직업 순위’에서 SW 엔지니어는 총 100개 직업 중 단연 1위다.

한국 전산학 박사 1호 문송천 KAIST 명예교수는 “미국 기업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20만 달러는 줘야 한다’는 관행이 정착돼 있고, 인재들도 그만큼의 보상을 받고자 실력을 갈고 닦는다”면서 “한국 기업과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의 기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실리콘밸리의 높은 임금은 이 지역의 악명 높은 주거비와 물가, 세금의 영향도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방 2개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3000달러에 달하고 건강보험료로 지출하는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실제 쥐는 돈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무 성과와 보상을 연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다. 호봉제 같은 연공서열 중심에 길들여진 조직문화 탓에 심리적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 변화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인재를 확보하려면 성과와 연계된 보상체계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진형 중앙대 소프트웨어대 석좌교수는 “한국 이공계 인재들이 실리콘밸리 기업을 동경하는 것은 실력과 성과만 내면 기대 이상의 보상을 해주는 연봉 시스템 때문”이라며 “AI 같은 인재 확보가 절실한 분야일수록 연봉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고스란히 해외 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실리콘밸리#엔지니어#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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