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언급한 ‘특별한 연락통로’는…뉴욕채널? 정상 간 핫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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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2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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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미 정상 간 ‘특별한 연락 통로’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전달한 ‘통로’가 뉴욕채널이나 정상 간 핫라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이를 언급한 데는 북미 대화 국면에서 한국은 빠지라는 ‘통미봉남’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전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를 친서로 직접 전달받았다며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 ‘연락 통로’가 뉴욕채널일 것이라고 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뉴욕채널도 있을 수 있고, 북한 국무위원회와 미국 백악관 핫라인일 수도 있다”며 “여러가지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채널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를 활용한 북미 간 소통 통로다. 1990년대 초반개설된 이후 북미 관계에 따라 가동과 단절을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가 정식 대사관 대신 뉴욕채널을 통해 접촉하는 것은 양국이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북한과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베이징 등 제3국에서 접촉하던 북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3년 6월 북핵 위기가 터지자 이동의 편의성을 위해 ‘뉴욕채널’을 열게 됐다. 1990년대에는 이곳을 통해 접촉이 활발했다. 잦은 접촉은 1994년 10월 제네바기본합의서 채택의 원동력이 됐다.

미 정부가 2016년 7월 김정은 위원장을 처음으로 제재 목록에 올렸을 때 북한은 채널을 폐쇄하기도 했다. 2017년 5~6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 관련 협의를 위해 채널은 다시 열렸다.

북미 정상간 ‘핫라인’을 통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자신에게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직통 전화번호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있다.

전문가들은 통로 자체보다 북한이 이를 언급한 의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직접 외교를 지향하면서, 우리나라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통미봉남’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설명이다.

신 센터장은 “채널 자체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결국 한국은 끼어들지 말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전면전에서 정치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국내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것 같으니 모욕적 발언까지 포함해 비난에 나선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 교수도 “한반도 상황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생일축하 메시지와 관련해 받자마자 담화를 낸 것은, 그만큼 북미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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