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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설레발” “허망한 꿈” “바보”…대화 재개 연초부터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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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설레발” “허망한 꿈” “바보”…대화 재개 연초부터 먹구름

뉴시스입력 2020-01-11 17:44수정 2020-01-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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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생일축하 메시지 받았다고 허망한 꿈꾸지 말라"
"다시는 미국에 속아 시간 버리는 일 절대 없을 것"
文대통령 신년사 구상 남북협력 강화 한동안 난망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문제도 대화 중단 상태 지속
여자축구 강국 북한, 제주 경기 불참…南 교류 거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리 정부의 노력을 노골적으로 폄훼했다. 생일 메시지 전달을 계기로 경색된 북미 대화의 틈을 열고, 중재 역할과 남북협력을 도모하는 정부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0일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지난 9일 적절한 방법으로 북측에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 작은 틈바구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방미 기간 정 실장과 ‘깜짝 만남’을 하면서 모종의 중재 역할을 맡긴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북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11일 정 실장의 발표 하루 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새해벽두부터 남조선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생일축하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며 일말의 기대감을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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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고문은 특히 “남조선당국이 숨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면서 우리의 전달 노력이 하등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한 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대통령의 축하인사를 전달한다고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수뇌들 사이에 친분관계를 맺는 것은 국가들간의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고문은 북미 대화에 대해서는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탁자)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속임을 당하고) 시간을 잃었다”며 “명백한 것은 이제 다시 우리가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시는 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논하지는 않으실 것”이라며, 친서로 북미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김 고문은 북미 대화 성립에 대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여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미국에게 요구한 상응조치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 고문은 미국에 대해 ‘새로운 셈법’을 다시 한번 밝힌 셈이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 12월31일 당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북미 대화의 장기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내부적으로 자력갱생과 국방건설을 중심으로 한 ‘정면돌파전’을 하고 나서겠다고 한 만큼 대화 여지보다는 기존의 조건을 재차 반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남북관계가 소강 국면에 이르면서, 북미관계 촉진에 주력했던 정부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협력 방안에 대한 구상마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 접경지역 협력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등 스포츠 교류 협력 ▲DMZ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추진 ▲6·15 김정은 위원장 답방 여건 마련 등 남북 간 운신의 폭을 최대한 넓힐 수 있는 구체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남북관계가 소강인 국면에서도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은 일차적으로 지난해 북미 대화가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남북협력 강화로 다시 북미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또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에서 남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유동적인’ 대남전략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반응을 이끌기 위한 ‘수’를 둔 것일 수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제시된 남북협력 방안들은 ‘접경지역’과 ‘생명공동체’ 그리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철도·도로 연결 사업 등으로 김 위원장의 관심사업인 생태환경과 관광 등과도 닿아있으며,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안 사안이기도 해 추진되지 못한 남북합의 사안을 추진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김 고문의 담화를 통해 “남조선당국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축하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챙기는 바보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철저히 외면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협력 방안은 한동안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남북관계 소강국면은 김 고문의 담화뿐 아니라 최근에도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지시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시설 철거 문제는 사실상 대화가 중단 상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북측이 지난해 연말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 보낸 통지문에 대해 회신을 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간 입장 차이가 크다. 현재 남북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정부는 금강산 면회소를 우리가 직접 철거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여러가지 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설령 우리가 직접 철거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우리 측 인원이 북측에 간다는 자체가 대화 의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다음달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여자축구 대표팀의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참가도 포기했다. 여자축구는 북한의 강세 종목으로 몰수패를 당하고라도 남한과 교류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향후 북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지만 정부는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2020년 도쿄올림픽 공동진출, 단일팀 구성 등을 추진하고 있어 북한이 보이콧할 경우 난감한 상황이다.

정부 소식통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남북관계가 교착일 때도 체육은 교류가 됐다”며 “가장 활발한 체육 교류가 안 된 것은 심각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체육뿐 아니라 사회, 문화, 예술 등 다른 분야도 교류가 안 되는 걸로 안다”며 “북한을 이끌어내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남측이 북미관계에 관여하지 말라는 대남압박과 ‘선(先)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후(後) 비핵화 조치’를 강조하는 대미 압박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축하 친서 전달 후 곧장 반응을 보인 것은 한반도 상황을 북한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전략적 의도도 담긴 것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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