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출근길 막힌 윤종원 행장… 본점行 대신 전 행장 추모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6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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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출근이 이틀째 무산됐다. 노동조합(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윤 행장은 출근 2일차인 6일 오전 본점으로 향하는 대신, 고(故) 강권석 전 행장의 묘소를 방문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윤 행장이 경기 성남시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를 찾아 강 전 행장을 추모하고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중소기업금융 리딩뱅크로서 지금의 기업은행을 만드는 데 초석을 놓으신 분”이라며 “고인의 유지를 이어받아 혁신금융을 통해 국가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나아가 기업은행이 초일류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강권석 전 행장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등을 거친 정부 관료 출신이다. 지난 2004년 제20대 행장으로 취임한 후 ‘자산 100조 돌파’, ‘은행권 첫 차세대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의 업적을 이뤄 2007년 이례적으로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해 11월 지병으로 별세, 금융권에 커다란 안타까움을 남겼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강 전 행장은 기업은행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세우고 덕망이 높아 전임 은행장들도 기일에 임원들과 함께 추모식을 갖는 등 후배 은행장들과 임직원들로부터 지금까지 존경받고 기억되는 은행장”이라고 전했다.

윤 행장이 이날 강 전 행장의 묘소를 방문한 것은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기은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의 첫 출근일인 지난 3일부터 본점 앞에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첫 출근에 나선 윤 행장은 결국 건물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출근 10분 만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본점 앞에 모여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윤 행장이 ‘함량미달 낙하산’이며, 임명이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윤 행장은 “함량미달 낙하산이라고 지적하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중소기업과 기업은행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노조 이야기를 듣고 (갈등을)합리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윤 행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금융은 물론 중기 정책에도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 기업은행의 정책금융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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