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문한 교황, 아베-일왕과 회담…도쿄돔 미사에는 신도 5만여 명 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6일 0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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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일본 도쿄돔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오픈카에 올라 신도 5만 여 명 사이를 움직이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25일 오후 일본 도쿄돔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기에 앞서 오픈카에 올라 신도 5만 여 명 사이를 움직이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3)이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65) 일본 총리와 회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본 방문은 즉위 후 6년 만에 처음이며, 역대 교황의 일본 방문으로는 2대 전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 이후 38년 만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아베 총리의 2014년 바티칸 방문 이후 두 번째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도쿄 수상 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하고 핵과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교황청의 협력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나가사키(長崎)와 히로시마(廣島)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같은 파괴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며 “국가 또는 민족 간의 분쟁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교황은 나루히토(德仁) 일왕(59)과도 약 20분간 회담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왕은 고쿄(皇居·일왕의 거처) 밖으로 나가 기다리다가 차량에서 내린 교황에게 스페인어 인사말을 건네며 악수로 맞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인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지난달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영국 유학 중이던 1984년 바티칸을 방문해 당시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를 만난 바 있다.

일왕은 교황의 24일 나가사키, 히로시마 방문과 동일본대지진 이재민 면담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교황은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일왕의 관심에 대해 언급하며 “물을 둘러싼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환경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 나루히토 일왕과의 면담 후 도쿄돔에서 교황이 집전한 미사에는 일본 전역에서 찾아온 신도 5만여 명이 참석했다. 가톨릭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등 한국 주교 12명도 일본주교회의 초청에 응해 이날 미사에 참석했다.

NHK에 따르면 교황은 미사에서 서로 협력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의 강론 후에는 도쿄의 한인성당 소속인 성가대 단원들이 한국어 가사로 찬송을 불렀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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