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참아달라’ 대통령 말에 피 거꾸로”…전교조, 삭발·오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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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8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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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와 해고자 복직 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19.11.18/뉴스1 © News1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조합원들이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와 해고자 복직 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19.11.18/뉴스1 © News1
전국교육공무원노조가 법외노조 취소를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삭발식과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전교조 소속 해고 교사들의 집단삭발은 지난 2016년, 33명의 미복귀 전임자가 해고된 사태 이후 3번째다.

전교조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오늘 또다시 머리를 깎고 길바닥에 몸을 던져 무도한 정부에 분노와 항의를 표한다”며 집단삭발을 한 뒤 청와대 방면으로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손호만 전교조 해고자 원직복직투쟁위원장은 이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5당 대표들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이번에는 노동자들이 참아달라고 한 말을 들었을 때 피가 거꾸로 솟았다”며 다른 사람도 아닌 법외노조 취소를 약속했던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너무나 참담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직권으로 전교조의 법외노조 지위를 취소할 수 있는데도 정치적 이해논리로 이 문제를 지켜만 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문재인정부는 전교조 법외노조라는 간단한 문제를 풀지 않고 2년 반의 임기를 마쳤다“며 ”다시 한번 촉구한다. 교단을 떠나 4년째 거리를 헤매고 있는 33명의 퇴직 교사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Δ노동법 개악을 완전히 포기하고 ILO 핵심협약을 무조건 비준할 것 Δ법외노조 통보를 직권취소하고 해고자를 원직복직할 것 Δ교원과 공무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다.

이날 삭발식을 마친 이들은 흰옷으로 갈아입은 뒤 광화문 앞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퇴직교사 원직복직’의 구호와 함께 징이 울리자 해고자들은 구호를 한 글자씩 외치며 청와대를 향해 길바닥에 몸을 던졌다.

오체투지에 참가한 윤성호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정년까지 2년 남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복직이 안 되면 돌아갈 수 없다“며 ”총선 직전인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 미뤄질 것“이라고 한탄했다.

전교조는 21일까지 3박4일간 집중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2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연 뒤 21일 해단식을 진행한다.

앞서 전교조 해직교사 18명은 지난 10월 서울고용노동청 건물 4층 안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와 복직을 요구하다 9일 만에 경찰에 연행된 바 있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이들 전원을 석방했다.

전교조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해직교사 9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상 노조 아님’(법외노조)을 통보받았다. 현행 노조법에는 현직 교원만 조합원 자격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불복한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1·2심 모두 법외노조 통보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소송은 2016년 2월 전교조가 상고한 이후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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