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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우주 날씨 예보관’ 사관학교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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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우주 날씨 예보관’ 사관학교를 아시나요

제주=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9-11-18 03:00수정 2019-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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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우주전파센터장(가운데)이 교육생들에게 우주전파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태양활동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8일 오전 10시 제주 제주시 한림읍 우주전파센터 관제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대형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모니터 6대에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태양관측위성(SDO)이 시시각각 보내온 태양 관측 영상이 흘러나왔다. 태양을 17.1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장으로 관찰한 영상과 함께 태양에서 일어나는 지진과 자기장을 관측한 영상, 이를 숫자로 표현한 정보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최근 48시간 동안 관측된 태양은 내내 잠잠했으나 예보관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4명의 눈은 쉴 새 없이 모니터들을 훑어보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국립전파연구원 산하 우주전파센터가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개최한 ‘우주환경 전문인력 양성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1호 교육생들이다.

태양 흑점이 폭발하거나 태양 활동이 활발해질 때 고에너지의 X선과 태양 입자가 지구에 쏟아지면서 인공위성이 고장 나고 통신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우주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드론이나 자율주행차처럼 전파를 끊임없이 써야 하는 장비가 늘어나며 우주전파 재난의 위험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우주전파센터는 바로 태양 감시를 통해 이런 우주전파 재난을 막기 위해 설립된 이른바 ‘우주기상청’이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우주 날씨를 읽는 능력과 함께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에서 우주기상 인력을 키우기 위한 정식 교육이 열린 것은 처음이다.


“잠시만요. 지금 예보를 해야 합니다.” 오전 11시쯤 예보관과 분석관이 교육을 잠시 멈췄다. 우주전파센터는 매일 오전 11시 우주기상예보를 발표한다. 예보관과 정보를 분석하는 분석관이 태양 활동을 설명하는 20개 모델 분석 결과를 토대로 11시까지 예보 내용을 결정했다. 예보 내용은 우주기상을 고려해야 하는 정부 기관과 국내 항공사, 군, 방송통신기업, 인공위성회사, 전력회사 관계자 5612명에게 발송된다. 예보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쉴 틈이 없다. 곧바로 우주전파센터 내 예보관들과 분석관들이 모두 모여 예보를 놓고 다시 한 번 토론에 들어간다. 교육생 4명도 예보관들의 토론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예보를 담당한 이재형 연구사는 “예보관들이 일주일마다 돌아가면서 예보를 담당하는데, 과거 예보를 미리 알아야 연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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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첫 교육에는 공군 관계자 3명과 대학원생 1명이 참가했다. 공군은 국내 기관 중에선 우주기상 대응에 가장 적극적이다. 공군은 항공기를 비롯해 각종 레이더 장비 등 우주기상에 민감한 장비를 대량으로 운용하고 있다. 정식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기 전인 2017년부터 이번 정식 교육까지 17명을 센터에 파견해 연수를 받았다. 공군은 이들을 통해 우주 날씨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능력을 확보하고, 만에 하나 발생할 재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공군 기상단 내 우주기상팀을 따로 꾸리기도 했다. 공군 기상단 소속으로 이날 교육에 참가한 신정민 대위는 “군 장비의 작전 범위는 하늘과 지상을 넘어 우주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공군은 영향을 받는 장비가 많은 데다 앞으로 인공위성을 도입할 수도 있어 우주기상 전문가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간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은 군인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빡빡하게 돌아간다. 교육은 우주기상과 관련된 이론 수업과 예보를 참관하는 실무 교육을 병행한다. 태양과 지구 전리층, 자기장, 인공위성 운용 등 우주기상과 관련해 배워야 할 내용이 산더미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계속해서 수업이 진행된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곤 쉬는 시간이 없다. 신 대위는 “대학에서 천문학을 전공했지만 수업 내용이 어려워 강의가 끝나고 밤에 모여 복습을 한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지식을 군에 전파하고 실무에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우주환경 예보관’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국립전파연구원 직원 5명이 전부다. 하지만 센터는 이런 교육을 통해 우주환경 예보관을 길러내면 다가올 우주시대를 맞아 우주환경 예보 서비스를 민간기업이 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우주기상 예보 기술은 해외에선 수준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2017년 한국의 예보정확도는 평균 78.6%로 미국(66.6%)보다 높다. 하지만 센터는 새 장비를 더 들여와 예보정확도를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직까지 태양 흑점 활동 극대기에는 예보 정확도가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흑점 활동이 극대기이던 2014년 우주전파센터의 예보 정확도는 27.6%에 그쳤다. 김정훈 센터장은 “2023년 태양 활동 극대기가 오면 우주 전파 재난이 훨씬 자주 발생할 것”이라며 “미리 예보율을 높여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전파센터에 따르면 예보 정확도를 60%에서 80%로 끌어올리면 연간 199억 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정확도를 더 끌어올릴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보는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쌓고 AI로 이를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우주전파센터는 내년 예산 64억 원을 받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할 장비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예보 정확도를 높일 뿐 아니라 우주전파 연구자에게 정보를 무료로 배포하는 플랫폼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우주전파센터#우주 날씨#우주환경 예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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