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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에 16억 ‘막무가내’ 배정…다른 예산까지 끌어다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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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에 16억 ‘막무가내’ 배정…다른 예산까지 끌어다 써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11-04 15:01수정 2019-11-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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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법원이 대법원장 공관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국회 심의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이 과정에서 다른 사업에 편성된 예산을 무단으로 전용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대법원 예산 집행 및 회계 처리 전반 재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원행정처는 2017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대법원장 공관 리모델링 예산으로 15억 5200만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비용 과다 등을 이유로 9억 9900만 원이 최종 편성됐다.


그런데 법원행정처는 2017년 8월 조달청 나라장터에 ‘대법원장공관 디자인 및 환경개선사업’을 공고한 후 사업 예산으로 국회가 의결한 공사비보다 6억 7100만 원이 많은 16억 7000만 원을 재배정했다. 그리고 이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사업에 편성돼 있던 예산들을 끌어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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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심(1·2심) 충실화’ 예산이었던 2억 7875만원을 기재부 장관 승인 없이 전용했고, ‘법원시설 확충·보수’ 예산 가운데 1억 9635만원을 국회 의결 없이 이용하는 등 총 4억 7510만 원을 무단으로 이용·전용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경비는 예산 목적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하며, 예산을 상호 이용할 경우 미리 국회 의결을 얻어 기재부 승인 아래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법원행정처가 이를 어긴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또 공관 리모델링 사업 내용이 외부 마감·창호·도로포장 등으로 ‘공사계약’에 해당하는데도 이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낙찰자를 선정했다. ‘물품·용역계약’에만 적용할 수 있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설계서 등을 기초로 한 예정가격을 작성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업 예산 16억 7000만 원의 99.8%에 달하는 계약금액 16억 6650만 원이 적절하게 산정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감사원은 법원이 조직·인력·예산 규모가 방대한 기관인데도 자체 회계검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기구나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전체 계약금액 가운데 60% 이상을 집행하는 법원행정처를 대상으로 회계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또 회계검사 절차, 결과처리 등과 관련된 규정도 없어 매년 반복적으로 동일한 사항이 적발되거나 예산 부당집행 사례를 적발해도 반납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법원행정처는 국회가 편성한 예산의 범위와 목적을 초과해 예산을 무단으로 이용 또는 전용했고, 공사계약에 적용할 수 없는 낙찰자 결정 방법을 잘못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행정처장은) 회계검사 업무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회계검사 부서와 집행 부서를 분리하는 등 자체 회계검사 운영을 내실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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