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대체지 선정 없이 무산될 듯… 中, 美에 “마카오서 만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1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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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에서의 반정부 시위 격화로 인해 개막을 불과 17일 앞두고 취소된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체 개최지 선정 없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APEC 사무국은 “칠레 정부가 참가국 정상들의 신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지난달 30일 발표한 회의 개최 취소 결정을 지지한다”며 대안에 대한 언급 없이 “말레이시아가 2020년 APEC 정상회의를 주최한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의 개최지였던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을 계기로 지난달 6일 시작된 시위 현장에서 격렬한 집단 무력 충돌이 빚어지면서 31일까지 20여 명이 사망하고 7000여 명이 진압대에 의해 체포됐다. APEC 정상회의에 이어 12월 2~13일 산티아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도 취소됐다.

APEC 정상회의 취소로 인해 “칠레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잠정적인 미중 무역 합의에 서명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지난주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도 장애물을 만났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소모적인 무역 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만남의 기회를 잃었다”고 전했다.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취소 결정이 알려진 뒤 중국 정부는 미국 측에 ‘마카오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백악관이 APEC 정상회의를 대신할 미중 정상회담 개최지로 중국 측에 알래스카, 하와이 등 미국 내 일부 장소를 제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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