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김정은, 핵 포기 안해…군사옵션도 고려해야”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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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9월30일(현지시간)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정면으로 경고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북한은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이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10일 사퇴한 뒤 20일 만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적나라한 용어로 말하고 싶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비핵화 협상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을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은 북한에만 이익을 줬고 미국에는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듯하다. 실제로는 그 반대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정은 핵무기 운반 능력을 유지하고 이를 더 발전 향상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그는 결코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관심을 집중해야 할 곳”은 한반도에서 핵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우리가 김 위윈정과 또 다른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지, 북한이 지키지 않을 약속을 성취하기 위한 실무급 협상 진행 상황 등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제 좋든 나쁘든 실험을 끝내고 핵탄두와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이건 우려해야 할 신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거리탄도미사일 실험도 그 기술이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위협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3번째 NSC 보좌관이었던 볼턴 전 보좌관은 ‘매파’ 역할을 자임하며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을 경질한 뒤 그의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 모델’을 비판하고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턴 전 보좌관은 여전히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단계적 비핵화’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고 미국의소리(VOA)는 말했다.

그는 “역사를 돌아봤을 때 북한이든 이란이든 확산 국가에 제재 완화 등 경제적인 혜택을 줄 경우, 해당 국가들로서는 그로 인한 혜택이 소량의 핵무기를 줄이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는 북한과 고전적인 대치 상태에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줄 준비가 돼 있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이라며 “시간이 지연될수록 핵 확산에 반대하는 세력이 불리해진다. 시간에 대한 완화적 태도는 북한과 이란 같은 국가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경고했다.

또 바깥에는 북한의 주장에 속아 넘어간 나라가 많다면서 “심지어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지켜보면서 식량 원조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작황이 나쁘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할 만큼 어렵진 않지만 자국민을 위해 식량을 사기엔 너무 어렵다고 한다. 이런 그들의 주장에 굴복한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미국은 세계에서 핵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지만, 너무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군사력을 포함한 전략을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갖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믿는다면 어느 시점에는 군사력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북한과 이란이 원하는 건 제재 완화를 위한 협상”이라며 미국의 대북협상은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친구가 되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효과를 보냐는 질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 ‘서두르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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