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물 오른 자원은 황희찬…플랜B로는 아까운 카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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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4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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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22/뉴스1 © News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대한민국과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9.1.22/뉴스1 © News1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 때 예상치 못했던 실험을 실시했다.

부임 후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가동됐던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 수비라인을 운영했다. 경기 중간 포백으로의 전환 없이 90분 내내 3-5-2 포메이션을 유지했는데, 벤투 감독은 이 전형으로 끝까지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심산으로 선수 교체도 같은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이들을 맞바꿨다. 닷새 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이라는 실전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의외의 선택이었다.

일반적인 스리백은 아니었다. 조지아전에서 벤투 감독은 좌우 윙백들이 크게 전진하는 등 무게중심을 앞으로 올린 공격적 스리백을 운영했다. 아무래도 한국을 상대로 웅크리고 있을 ‘2차 예선’ 상대들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파격은 스트라이커 황희찬을 오른쪽 측면수비수로 기용했다는 사실이다. 전형상 윙백이기는 하지만 황희찬의 위치는 거의 윙포워드에 가까웠다. 공격적인 임무를 더 부여했다는 의미다.

감독의 의중은 이해가 됐으나 필드에서의 구현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변화가 큰 탓에 공수 모두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임무가 낯선 황희찬의 오른쪽 측면은 텅텅 비어있기 일쑤였다. 황희찬이 전진해 있을 때 분명 누군가의 커버 플레이가 약속돼 있었겠으나 실천이 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윙백 황희찬은, 공격도 수비도 어중간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다시 시선은 황희찬에게 향한다. 또 다시 윙백으로 기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관심의 스포트라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펄펄 날고 있는 이 스트라이커를 메인으로 쓸 것인지 아니면 백업으로 대기시킬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최근 한국 축구 선수들 중에서 가장 폼이 좋은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황희찬이다. 잘츠부르크의 황희찬은 지난 3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3-4로 패했으나 현지 언론들이 앞 다퉈 황희찬을 조명했을 정도로 빛났다. 유럽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반 다이크를 무너뜨리던 첫 골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활약을 포함해 황희찬은 올 시즌 각종 대회를 통틀어 무려 6골1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유럽의 내로라하는 클럽들이 총출동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3도움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쯤이면 벤투 감독도 행복한 고민이 들 상황이다.

지금까지 벤투호에서 황희찬은 플랜A 속 공격수는 아니었던 게 사실이다. 대표팀 소집 무렵 부상을 입은 경우도 있기는 했으나 황의조, 손흥민, 이재성, 황인범 등 주축들에 비하면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의 퍼포먼스라면 벤투 감독도 다시 저울질을 해볼 법하다.

황희찬은 빠르고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진의 틈을 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공격수다. 슈팅도 묵직하고 최근에는 마무리 능력도 좋아졌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중요한 임무를 맡는 것은 이상할 것 없는 일. 대표팀이 만날 스리랑카(10일)와 북한(15일) 모두 ‘밀집수비’가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황희찬의 활용 가치는 더 커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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