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 5주년… 홍콩 곳곳서 ‘시진핑 사진 밟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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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명 시위대 경찰과 격렬한 충돌
거리엔 ‘차이나치’ 문구 나붙어… 언론 “反中지역 11월 선거 취소 추진”

6월 초부터 17주째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이 28일 2014년 9월 민주화운동 ‘우산 혁명’ 발발 5주년을 맞아 수만 명 규모의 시위를 이어갔다. 5년 전 당시 10대 신분으로 우산 혁명을 주도했던 학생단체 학민사조의 지도부 조슈아 웡(23)과 아그네스 차우(23) 등은 “우산으로 당국의 최루탄을 막자”고 제안해 큰 관심을 모았다. 웡과 차우, 네이선 로(26)는 2016년 진보정당 데모시스토를 창당했고 이번 시위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28일 오후 7시 도심 애드미럴티에서 우산 혁명 5주년 기념집회를 열었다. 거리에는 중국 정부를 독일 나치에 비유한 ‘차이나치(CHINAZI)’란 문구가 곳곳에 나붙었다. 인근 지하철역 바닥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진을 붙이고 시민들이 이를 밟고 지나가는 퍼포먼스도 등장했다. 29일까지 이어진 이번 시위에서 경찰은 시위대에 이틀 연속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와 격렬하게 충돌했다.

SCMP는 당국이 11월 구의원 선거 때 반중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의 선거를 취소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웡의 출마 선언 직후 이뤄져 당국이 의도적으로 반중 인사의 정계 입문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4월 당시 23세의 로는 한국 국회 격인 입법회 선거에서 최연소 의원으로 뽑혔다. 같은 해 10월 입법회 개회식에서 반중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영국 시민권자인 차우는 2018년 초 로를 대신해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며 시민권을 포기했지만 신분 및 데모시스토 정강에 대한 자격 시비로 출마하지 못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우산 혁명#홍콩 반중 시위#시진핑 사진 밟기#차이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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