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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수익 쏠쏠~ ‘장사의 맛’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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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수익 쏠쏠~ ‘장사의 맛’에 빠지다

신희철 기자 입력 2019-09-07 03:00수정 2019-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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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거주지 인근 이용자들과 중고 상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당근마켓’의 모바일 앱. 최근 쓰지 않는 물건을 하나둘 처분하다 장사에 재미를 들인 이용자가 늘며 중고 거래 시장이 커지고 있다. 당근마켓 제공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30대 윤모 씨는 올 초 강남구 수서동 신혼집에서 이사하면서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처음 접했다. 버리긴 아까운 물건을 처리할 방법을 찾다가 거주지 인근 주민들과 직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 윤 씨는 가스레인지(7만 원)부터 블라인드(1만 원), 스타벅스 다이어리(6000원), 웨딩 슈즈(3000원), 기네스 맥주잔(500원) 등을 다양한 가격에 팔아보면서 장사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행사 상품으로 받은 갤럭시S10e 새 스마트폰(50만 원)을 비롯해 삼성 공기청정기(23만 원), 다리 마사지 기계(8만 원), 트렌치코트(3만5000원) 등을 팔았다. 이렇게 해서 최근 8개월 새에만 총 96만 원가량을 벌었다. 윤 씨는 “돈이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물건을 하나둘 처분하며 돈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장사의 맛’에 빠진 이용자가 늘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번개장터’(2010년 론칭), ‘당근마켓’(2015년)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나라’(2016년)까지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자 중고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고나라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2조8421억 원(네이버 카페+모바일)에서 올해 3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인 당근마켓에서의 연간 거래액도 2016년 46억 원에서 지난해 2178억 원으로 뛰었고 올해도 8월까지 3393억 원을 기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 불황으로 줄어든 가처분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쓸만한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이 발달한 데다 과거와 달리 중고거래를 트렌디한 소비로 생각하는 수요자가 늘며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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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거래로 월 20만∼30만 원 꾸준히 수익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꾸준히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은 월평균 20만∼30만 원가량을 버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안 쓰는 물건이나 선물 받은 물건, 사은품 등을 계속해서 팔았을 때 가능한 금액이다. 유승훈 중고나라 실장은 “내놓을 물건이 많은 이사철은 회원들의 수익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라며 “중고거래를 부업으로 하다가 전업으로 뛰어드는 회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30대 후반 직장인 김모 씨는 자녀의 물건을 정리하다 중고거래의 재미에 빠졌다. 아기 침대, 유모차에 이어 교육 목적으로 TV까지 팔면서 지난 2년간 432만 원을 벌었다. 최근엔 5000원대 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스타벅스·커피빈 무료 음료 쿠폰을 종종 3000원대에 팔아 수익을 낸다. 김 씨는 “외부 미팅이 많아 커피를 자주 마시는데 이 때 생긴 쿠폰을 비교적 저렴하게 팔아 저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판매자들은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이 되면서 윈윈하는 시스템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뷰티업체 근무자인 20대 노모 씨는 해외 직구로 구매한 상품의 신발 사이즈가 맞지 않아 중고 시장에서 팔았다. 선물 받은 물건 중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꾸준히 내놔 지난해 11월부터 올 8월까지 8건의 상품으로 200만 원이 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노 씨는 “집에서 자리만 차지할 물건이었는데 돈을 벌 수 있어 좋고, 구매자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진화하는 판매자와 구매자

과거 중고거래와 달라진 점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수준이 다방면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판매자들은 각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평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구매자의 평가가 누적되며 나타나는 ‘등급(중고나라는 색상, 당근마켓은 온도)’이 거래 성사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중고나라에서 팔로어 격인 ‘단골손님’만 700여 명을 확보한 최현경 씨는 육아휴직 후 월 80만∼120만 원가량을 벌고 있다. 최 씨는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구해서 올리기도 하고 고객 질문에 상세하게 답하며 소통했더니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 판매업자 못지않은 노하우도 활용되고 있다. 제품 사진을 다양한 각도에서 최소 8장 이상 찍어 올리고 상처 등의 하자는 솔직하게 밝혀 신뢰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고나라 이용자 박모 씨는 “태국 여행 후 남은 현지 화폐(밧)를 단위별로 얼마씩 있는지 사진 찍어 올리고, 택시 승차나 호텔 팁 등 다양한 상황에서의 활용 방법까지 적어 판매했다”고 전했다.

구매자는 단순히 제품을 싸게 사는 수준을 벗어나 물건을 되팔았을 때의 가격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중고거래로 아이 장난감을 자주 구입하는 정모 씨는 지난해 40권짜리 동화전집 2세트를 중고로 사며 잠시 망설였다. 총 80권 중 2권이 없는 상태라 향후 재판매 때 제값을 받기 힘들 것 같아서다. 정 씨는 “급하고 번거로운 탓에 그냥 구매했지만, 재판매를 생각해 전집의 경우엔 빠진 책이 없는 이른바 ‘A급’만 찾는 엄마들도 많다”고 전했다.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구매자의 노하우도 쌓이고 있다. 반드시 판매자와 직접 통화해 음성 등의 증거를 확보하고 중고나라가 제공하는 판매자 ‘사기 이력’을 조회하거나 대면 거래가 아닌 택배 거래 시 ‘안심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안심결제 서비스는 구매자가 이니시스 등 안전결제 서비스 회사에 돈을 보내고 상품을 수령한 뒤 ‘구매 확정’을 눌러야 판매자에게 돈이 입금되는 방식이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중고거래#번개장터#당근마켓#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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