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7.15…패기의 한국, 31일 세계5위 아르헨티나와 격돌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30일 1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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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경력자, 유럽팀 에이스 다수 보유
베팅사이트, 한국 승리 가능성 낮다
한국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승부"

한국 남자 농구가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5위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대망의 첫 경기를 펼친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후 9시30분 중국 우한의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아르헨티나와 2019 FIBA 월드컵 B조 1차전을 치른다.

29일 결전지인 우한에 입성한 한국은 인터벌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린 후 패턴 연습과 수비 훈련을 통한 호흡 다지기에 나섰다.

30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훈련을 더 진행하는 대표팀은 31일 오전 마지막 훈련을 마친 후 첫 경기를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 차는 분명하다. 아르헨티나는 FIBA 랭킹 5위의 강국이다. 러시아(10위), 나이지리아(33위)는 물론 32위인 한국보다 27계단이나 높은 B조 최강팀이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해외 베팅 사이트들은 아르헨티나의 승리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베팅 사이트 ‘소파스코어’는 아르헨티나의 승리 배당을 1.01, 한국의 승리 배당을 17.15로 잡았다. 아르헨티나가 이기면 원금의 1.01배를 가져가고, 한국이 승리하면 17.15배를 받을 수 있다. 다른 곳들도 한국 승리에 더 높은 배당을 걸었다.

아르헨티나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한국보다 먼저 훈련했다.

현역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는 없지만, NBA 올 루키 퍼스트팀에 뽑힌 경력이 있는 베테랑 파워포워드 루이스 스콜라(상하이 샤크스)가 중심을 잡았다.
또 NBA에서 뛰진 않지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아르헨티나의 핵심 포인트 가드로 평가받는 가브리엘 덱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덱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 소속된 179㎝ 단신 가드 파쿤도 캄파소, NBA 댈러스 매버릭스와 애틀랜타 호크스 등을 거쳐 사라고사(스페인)에서 뛰는 니콜라스 브루시노가 훈련에 나왔다.

206㎝로 아르헨티나 최장신 선수인 마르코스 델리아(무르시아)도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주장 이정현(KCC)은 “델리아와 브루시노의 픽앤롤 플레이가 좋다. 브루시노가 에이스인 것 같더라. 스콜라도 높이가 좋고 열심히 뛴다”면서 “이 선수의 움직임을 유심히 봤다”고 경계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최근 여섯 차례 평가전에선 3승3패를 기록했다.

몬테네그로(85-77 승), 일본(108-93)에게는 승리를 거뒀지만, 프랑스(58-77 패)에 졌고 스페인(76-84 패)에게도 분패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에게도 기회가 찾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중국으로 오기 직전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 등 세계 각 대륙의 강호들과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대회가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대성(현대모비스)은 “4개국 초청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리듬을 찾았다”면서 “정상급과 해보니까 거기서 오는 두려움보다 적응되는 마음이 컸다. 긍정적인 것들을 많이 보게한 것 같다”고 했다.

최준용(SK)도 “국내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르다가 4개국 대회에서 높은 벽, 그리고 그보다 더 높은 벽과 부딪혔다”면서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공부했다. 월드컵에 앞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적극적이고 액티브한 농구로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4개국 대회를 치르면서 과감하게 나가자는 생각을 했다”면서 “바깥쪽에서 돌다가 기회를 잃는 것보다는 안쪽에서 수비를 모으고 이후에 파생되는 공격을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정현은 “(우리의) 전술적인 완성도를 논하기엔 객관적인 전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냉철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공을 잡기 전부터 강한 수비를 펼쳐 상대를 번거롭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가드 포지션에 다재다능한 선수가 많으니 모두가 돌아가면서 뛰면서 체력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막내 허훈(KT)도 “상대팀에 강한 선수가 있다는 건 알지만, 딱히 누구와 붙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면서 “그렇기에 더욱 강하게 부딪혀 보려고 한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 지금까지 열린 총 18차례의 월드컵에서 8차례 본선에 올랐다.

최고 성적은 첫 출전이던 1970년 유고슬라비아 대회의 11위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캐나다에 97-88로 이기며 월드컵 첫 승을 올렸고 순위 결정전서 3승2패를 기록했다. 1978년 필리핀 대회에선 조별리그 세네갈과 경기에서 승리했고 순위 결정전에서도 1승을 거두며 13위로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1986년 스페인 대회에선 5전 전패를 당했고 1990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도 순위결정전을 포함해 6전 전패했다. 1994년 캐나다 대회에선 조별리그서 3전 전패를 당한 후 순위결정전 마지막 경기였던 이집트와 경기서 89-81로 이겼다.

이 승리가 한국 농구 월드컵 역사상 마지막 승리가 됐다. 한국은 1998년 그리스 대회에선 조별리그(3전 전패), 순위 결정전(2전 2패)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16년 만에 출전한 2014년 스페인 대회에서도 조별리그 5전 전패를 기록했다. 최근 월드컵 무대 10경기 전패의 늪에 빠져있다.

이번 대회는 이 수모를 씻을 절호의 기회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우한(중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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