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핵심 소재-부품 경쟁력 확보가 성장동력 근간”

계열사 현장경영 드라이브…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 찾아
R&D과제 선정-역량집중 강조… 3세대 전기車 배터리 등 살펴

29일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한 구광모 ㈜LG 대표(가운데)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LG 제공

“핵심 소재·부품 경쟁력 확보가 LG의 미래 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근간이다.”

LG그룹의 미래 사업과 연구개발(R&D)을 독려하며 적극적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구광모 ㈜LG 대표는 29일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구 대표는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 최우선 경영 활동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해볼 만하다는 수준의 과제가 아니라 고객 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 R&D 과제, 고객과 시장 흐름을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구 대표가 찾은 LG화학 기술연구원은 LG화학의 소재·부품 관련 R&D를 책임지는 핵심 기지다. 구 대표는 지난달에도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 및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 방안과 전략 등을 논의했다.

LG그룹 측은 “구 대표 현장경영의 키워드는 미래 사업과 R&D”라며 “각 계열사의 핵심 현장을 찾아 소재·부품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구 대표는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메탈로센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등 차세대 소재·부품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자세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다. 기존 1세대(160km 미만), 2세대(320∼500km 미만)에서 기술력이 한 단계 점프한 것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세계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솔루블 OLED 역시 LG그룹이 차세대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OLED 제조 과정에서 생산 원가를 낮추고 양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기술로 LG화학은 4월 미국 화학회사 듀폰사의 관련 기술, 연구, 생산설비 등 유·무형자산 전체를 인수했다. 플라스틱 합성수지의 일종인 메탈로센 POE는 충격강도와 탄성이 우수해 자동차 내외장재 및 범퍼의 충격 보강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구 대표는 “최근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장에는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이 함께했다.

구 대표는 앞으로도 LG그룹의 미래 준비를 위한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2, 4월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미국에서 각각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구 대표는 4월 미국 방문 당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