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카드’, 한일갈등 해소에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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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9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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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동맹 균열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결정이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며 “이에 양국 간 안보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됐기 때문에 국익 차원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지난 22일 설명했다.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미 정부 당국자들은 수차례 “우려와 실망”을 담은 반응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면서 한미동맹에 균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낙연 총리는 지난 2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지소미아가 공식 종료되는) 23일까지 3개월 남았는데 타결책을 찾아 일본정부가 부당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지소미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가 시행된 전일(28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청와대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현 상황에선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가 우리 측의 카드가 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보여주는 태도는 우려와 실망이다. 동맹국 주도로 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지장이 초래됐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지소미아를 종결하면 미일(동맹) 위주로 가겠다든지, 한미동맹은 아시아전략에서 빠진다든지, 이런 완전히 네거티브한 입장표명은 없이 지소미아 종결을 철회하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상황을 아직은 지켜봐야 하지만 일본 측이 미국의 입장 표명을 보고 (사태 진정과 화해 모색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한국의 전략이) 제대로 굴러갈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이전과 다소 달라진 점은 주목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한일) 양측이 이에 관여된 데 대해 매우 실망했고 여전히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일 갈등이 격화된 이후 미국의 고위 당국자가 일본에 대해서도 같이 ‘실망했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는 같은 날 미국 워싱턴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회에서 “(한일)양측이 수출규제 이슈에 관해 해온 일이 긴장고조에 기여하고 있다”며 일본에 대해 수출 규제 철회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이 상호 입장을 논의하는 의미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의미있는 대화란 추가로 불만을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마음가짐으로 협상장으로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갈등을 숙원인 개헌 추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보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에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기관의 한 외교 전문가는 “지소미아 종료 선언 이후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5% 올랐다”며 “아베 총리에게 프라이어리티(우선순위)는 헌법개정이다. 그걸 위해 보수지지층의 여론을 올려놨는데, 지금 상황에서 한국에 먼저 화해를 취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한일간) 상황 악화를 원치 않는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도 관계회복하라는 이야기는 할 텐데, 아베 총리가 순순히 들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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