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ERA 0.00, ‘미스터 제로’ 정우람마저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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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9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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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마무리 정우람(34)이 마운드의 최후보루다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점차 긴박한 상황에서 굳건하게 팀 승리를 지키며 8월 평균자책점(ERA) 제로(0) 행진을 펼치고 있다.

정우람은 28일 청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18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2-1의 살얼음판 리드에서 등판해 첫 타자인 대타 장영석을 볼넷으로 내보내 불안감을 드리웠지만, 삼진 2개를 섞어 후속 세 타자를 모조리 아웃시켰다. 폭투까지 범해 자초한 2사 2루 위기에서 이정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팀의 6연패를 종료시켰다.

지난해 구원왕에 등극한 정우람은 올 시즌 팀의 부진으로 세이브 기회를 자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날까지 올 시즌 46경기에 등판했다. 그 중 세이브 상황은 22회에 그쳤다. 4차례 블론세이브가 아쉽지만 성적은 4승2패18세이브, ERA 1.53으로 늠름한 수호신답다. 세이브 기회로만 보면 공동 13위에 불과하나 세이브 횟수로는 공동 4위다.

7월 이후 성적이 출중하다. 17경기에 등판해 15.2이닝 동안 2실점 1자책점뿐이다. 7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실점한 뒤로는 최근 16연속경기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중 1승7세이브, ERA 0.57이다. 8월로만 좁히면 8경기(8.2이닝)에서 6세이브, ERA 0.00이다. ‘미스터 제로’로 부를 만하다.

올 시즌 한화의 전력은 투타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까지 전방위로 지난해보다 크게 약화됐다. 특히 불펜 상황이 심각하다. 3위 돌풍을 일으킨 지난해에는 ERA 1위(4.28)에 42승(18패)37세이브62홀드를 합작한 불펜이 견인차였다. 올해는 불펜 ERA가 5.04(18승25패19세이브36홀드)로 전체 9위다. 이태양과 박상원은 휘청거리고, 송은범은 부진 끝에 LG로 떠났다. 헐거워진 뒷문을 정우람 홀로 굳게 지키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정우람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근거 없는 이적설에 정우람이 마음고생을 하자 한용덕 감독이 직접 나서서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다독이기도 했다. 올겨울 한화의 최대 과제 중 하나가 예비 FA 정우람의 잔류다. 개인성적보다는 팀을 위한 헌신을 강조하는 정우람이기에 더더욱 놓칠 수 없는 키맨이다. 미래를 예측해봐야 부질없겠지만, 정우람 없는 한화 불펜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림일지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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