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군부대서도 12년간 사용”…피해자 증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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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9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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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피해 확인된 바 없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현재까지 1421명의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살균제를 군부대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약 12년 동안 육·해·공군과 국방부 산하 부대기관 12곳에서 애경산업의 ‘가습기메이트’ 등 3종의 가습기살균제를 800여개 이상 구매하고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특조위는 7월부터 군의 가습기살균제 사용 실태 조사에 착수했으며 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하고 사용한 증거와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군병원의 경우에는 국군수도병원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가습기메이트’를 각 290개 구매·사용했으며 국군양주병원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같은 제품을 112개를 구매·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국군양주병원에서는 군병원 병동에서 생활한 장병 가운데 실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피해를 입은 정황이 드러났다. 군 복무 중이던 이 모 씨(30)는 2010년 1월에서 3월까지 국군양주병원 입원 당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실제 폐섬유화 진단을 받았다. 그는 2017년에 폐손상 4단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에선 제20사단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중대 생활관 내에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

또 해군교육사령부와 해군작전사령부, 해군사관학교, 국방과학연구소에서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7개의 가습기살균제가 쓰였다.

아울러 공군에서도 기본군사훈련단에서 ‘가습기메이트’를 2008년 10월에 390개를 구매하고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는 2007년과 2008년에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을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군은 적어도 지난 2011년에 가습기살균제참사가 알려진 이후에는 군대에서 살균제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파악하고 피해자를 조사했어야 했다”며 “이제라도 실태를 조사하고 노출군인 중에 피해자가 없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현재까지 군 피해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며 “앞으로 전 부대를 대상으로 군의 피해 여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지난 2011년 당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확인된 즉시 가습기 살균제 사용금지 지시를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27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청에서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국군의무사령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가습기살균체참사 진상규명에 관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특조위는 군대 내 가습기살균제 구매·사용 목격자와 군 복무 중 가습기살균제로 의심되는 건강피해를 본 사람에 대한 피해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 피해 제보는 특조위(1899-3183, 02-6450-3167)로 하면 된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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