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고한 시민에 테이저건 오인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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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4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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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코리아
사진출처 | (GettyImages)/코리아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도주 중인 피의자로 오인해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14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인천 서구 석남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 서부서 수사과 소속 A경사 등 3명 중 1명이 시민 B씨에게 테이저건을 쐈다.

B씨는 현장에서 배 등 하복부에 테이저건을 맞았고, 찔린 부위가 부어오르는 등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신원 확인 결과 B씨는 경찰이 쫓는 피의자가 아닌 일반 시민으로 밝혀졌다.

앞서 경찰은 중고차 매매 단지에서 사기 행각을 벌여 도주 중인 20대 남성 피의자를 쫓고 있었다. 피의자 위치를 추적하던 중 이틀째 피의자의 위치가 확인됐고 경찰은 현장에 잠복했다.

현장에서 쫓고 있는 피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B씨가 나타났고, B씨는 경찰이 잠복해있는 차량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B씨가 차량에 접근하자 경찰은 차에서 내려 곧바로 B씨에게 다가가 ‘피의자가 아니냐, 경찰이다’며 말했다.

이에 놀란 B씨가 경찰관의 손을 뿌리치며 뒷걸음질쳤고, 경찰은 B씨에게 테이저건을 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부서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당사자(A경사)는 상황이 급박해서 사용했다고 하는데 사후 판단하기론 경찰이 3명이나 있었고, 또 흉기를 들고 덤비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나 생각한다”며 경찰의 미흡한 조치를 인정했다.

이어 “A경사가 ‘경찰들이 붙잡으려고 하는데 계속 도망가니까 체포에 항거 불응했다고 생각해 발사했다’고 말했지만 피해자는 도망간 것이지, 덤벼든 게 아니다”라며 테이저건 사용이 부적절했음을 밝혔다.

끝으로 “어제(13일) 바늘에 찔린 부위에 약도 발라주고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님 등에게 사과했다”면서 “오늘(14일) 피해자 측에서 치료 후 연락을 주겠다고 했으나, 아직 연락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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