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엡스타인 사망 배후에 클린턴’ 음모론 리트윗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1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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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보디 카운트' 음모 제기 게시물 리트윗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던 제프리 엡스타인(66)의 사망 배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있다는 음모론을 지지하고 나섰다. 법무부가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힌 상황에서 대통령이 타살설을 제기한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사망에 클린턴 부부가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리트윗했다.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을 제거했다는 취지의 음모론이 온라인상에 일파만파 퍼지자 클린턴 부부에게 화살을 돌린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24시간 7일 내내 감시하는데 자살했다고? 어떻게 가능하지.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이제 엡스타인은 죽었다. #트럼프보디카운트(#TrumpBodyCount)란 해시태그가 보이지만 우린 누가 했는지 알지!”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트윗은 보수 성향 코미디언 테런스 K.윌리엄스가 올렸다. 엡스타인은 사망 당시 자살 감시(suicide watch)를 받고 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과 다르다.
‘보디 카운트’는 사망자 수를 뜻한다. 애초 ‘클린턴 보디 카운트’라는 단어가 먼저 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아내인 힐러리에 대해 부정적인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석연치 않은 원인으로 사망했으며, 이는 사실 클린턴 부부가 꾸민 살인 사건이라는 음모론이다.

엡스타인 사망 이후 ‘트럼프 보디 카운트’란 단어가 확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금 ‘클린턴 보디 카운트’를 끄집어낸 것이다.

엡스타인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엡스타인은 클린턴 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992년 자신의 별장으로 여성들을 불러 엡스타인과 난잡한 파티를 벌였다는 보도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002년 인터뷰에서는 엡스타인에 대해 “그는 나만큼이나 미녀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그들 중 상당수는 나이가 어린 편이다”라고 말해 엡스타인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심을 샀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가 ‘명백한 자살’이라고 발표했는데도, 자신의 정부 성명을 무시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 부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엡스타인의 죽음에 연관이 있음을 암시하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믿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음모론 맹신자로 유명하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케냐에서 태어났다는 낭설을 퍼트리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의 아버지가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에 연관됐다는 음모론을 확산시킨 바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달 초 체포됐다. 해당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45년의 징역형이 예상됐다.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엡스타인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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