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안타까운 사연 더는 없기를[기고/김성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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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사)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협회장
김성수 (사)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협회장
얼마 전 16년 동안 친환경 유기농산물 농업인으로 살아온 60대 부부가 판로 부족, 자연재해, 가격 폭락 등으로 빚더미에 올라 어려움을 겪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최근 양파, 마늘 가격이 폭락했고, 심지어 부추 1단에 500원, 호박 3개에 10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어 농업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사연 속 친환경 유기농산물 농가는 오죽했겠는가.

그럼에도 우리 농정 슬로건은 ‘걱정 없이 농사짓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다. 농부가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업은 일반 농업과 차별화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야임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물론 우리나라엔 친환경자조금관리위원회가 운영 중인 친환경유기농축산물인증제가 있다. 대상은 농축산물, 가공식품, 사료에 유기농, 무농약으로 구분해 인증하고 있다. 유기농산물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무농약은 농약은 쓰지 않고 화학비료는 조금 사용한다. 국제유기농 4대 원칙은 건강, 생태, 공정, 배려를 강령으로 하고 있다. 국내 유기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약 7000억∼1조3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적으론 이미 1972년 프랑스에서 창립된 국제유기농운동연맹(IFOAM)에 116개국 750여 개 회원단체가 가입 중이며 유기농산물국제인증제도를 시행한다.

우리 농업이 미래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적 경제 가치를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는 산업화를 중심으로 수출 세계 6위권으로 도약한 나라지만 농업 분야에 있어서는 강대국이 아니다. 식량자급률은 49.9%. 곡물자급률은 24.4%로 수입의존도가 높지 않은가.

중국, 미국과는 달리 경작 면적의 열세로 농업 강대국은 어렵지만 네덜란드의 화훼, 이스라엘의 종자, 쿠바의 유기농업처럼 범국가적 차원에서 농업정책을 특화해 일관성 있게 펼친다면 충분히 농업 강소국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는 비극적인 운명을 선택하는 농업인들이 없어질 것이다.

김성수 (사)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협회장
#농업인#양파 가격 폭락#유기농산물#자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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