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빠지는 일본 맥주… ‘불매 운동’ 속속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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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7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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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마케팅 전략서 배제 추세
국산 맥주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일본 맥주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맞대응으로 시작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판매량 감소뿐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서도 빠지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CU(BGF리테일), GS25(GS리테일) 등 소위 ‘빅3 편의점’은 이달 들어 수입맥주 ‘4캔 1만 원’ 대상에서 일본 맥주를 제외하기로 했다.

제외 품목은 아사히, 기린이치방, 삿포로, 산토리 등이다. 이와 함께 체코 맥주인 필스너우르켈과 코젤 등도 일본 기업이 보유하고 있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며 “최근 들어 일본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일본 맥주 외면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CU에서는 에비스 등 맥주의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소비자 여론이 악화되면서 당분간은 일본 상품을 더 이상 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른 편의점 업체 역시 발주 축소와 마케팅 전략 변경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편의점은 일본 맥주를 판매대에서 치우기도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 편의점 가맹주는 “일본 맥주가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며 “맥주를 사 가는 소비자 10명 중 1명 정도만 아사히를 고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잘나가는 상품 진열을 늘리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일본 맥주는 편의점 업체 매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일본 맥주의 매출이 전월보다 33.0% 급감했다. 여름철 본격적인 성수기인 것을 감안할 때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 CU의 경우 일본 맥주의 매출이 52.2% 뒷걸음질 쳤다. 앞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난달 1일 이후 거세진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달 편의점에서 국산 맥주의 매출은 4.3~11.5%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카스(오비맥주), 하이트(하이트진로) 등이 반사이익을 거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마트 등 유통업체 사이에서 일본 맥주 판매는 불매 운동 이후도 문제란 말이 나오고 있다”며 “한 번 바뀐 소비자 인식을 돌려놓는 것이 어려운 만큼 제품 포트폴리오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상재 기자 sangj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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