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뛰는데 연봉 6억? 삼성과 오승환의 계약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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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6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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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대장’ 오승환(37)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한다. /뉴스1 DB
‘끝판대장’ 오승환(37)이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 복귀한다. /뉴스1 DB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뛸 수 없는 ‘끝판대장’ 오승환과 연봉 6억원에 계약한 배경에는 복잡한 속사정이 숨어 있다.

삼성은 6일 오승환과 연봉 6억원에 계약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보도자료에는 ‘잔여시즌 출전 정지로 미지급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수령액은 약 5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부연설명이 덧붙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삼성은 곧장 오승환의 선수 등록까지 마쳤다. 바로 이날부터 오승환은 KBO리그 소속 선수다.

선수로 등록됐지만 오승환은 올 시즌, 그리고 내년 시즌 초반까지도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첫 번째 이유는 부상이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방출돼 삼성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은 “오승환은 향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며 “출전정지 징계 경기 수를 채운 뒤 실제 마운드에서 팬들과 만나는 시점은 이르면 내년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이 당장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두 번째 이유는 삼성도 밝혔듯 그의 출전정지 징계다. 오승환은 지난 2016년 KBO로부터 72경기 출전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따른 결과다.

KBO리그 한 시즌은 팀 당 144경기로 구성된다. 삼성은 올 시즌 102경기를 치렀다. 이에 따라 오승환은 징계 가운데 42경기를 올 시즌 소화한 뒤 내년 시즌 30경기를 더 보낸 뒤에야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삼성은 올 시즌 활약할 수 없는 오승환에게 연봉 6억원(실수령액 약 3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안겼다. 표면적으로는 최대한 빨리 징계를 소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기에는 뛸 수 없어도 선수로 등록될 경우 팀 경기 수에 따라 출전정지 경기 수가 차감된다.

삼성으로선 오승환이 최대한 빨리 징계를 소화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약 올 시즌 활용할 수 없다고 해서 오승환과 계약을 내년으로 미룬다면 오승환을 실전에 투입시킬 시점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오승환이 메이저리그를 떠나면서 포기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콜로라도에서 방출되면서 연봉의 일정 부분을 받지 않기로 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말이다.

아무리 오승환이 친정팀 복귀를 원했다고 하더라도 선수와 구단은 이른바 비지니스 관계다. 오승환이라는 스타성과 기량을 겸비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올 시즌 오승환에게 지급하는 약 3억원이라는 금액은 거물급 선수를 품에 안기 위한 일종의 투자인 셈이다.

한편 올 시즌을 마친 뒤 삼성은 오승환과 내년 시즌 연봉 협상을 새롭게 시작한다. 올 시즌 콜로라도에서 받기로 돼 있던 연봉 250만달러(약 3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 그러나 리그 불펜 투수 중 정상급 연봉이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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