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놓쳤지만… “내가 메이저 여왕이로소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고진영 브리티시여자오픈 3위… 시즌 메이저 3승 아쉽게 무산
“우승 못했지만 오늘 점수 99점”
日 시부노, 첫 해외대회서 정상
5대 대회서 올해 가장 빛난 별, 메이저 퀸 ‘안니카 어워드’ 수상

고진영(24)이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송곳 아이언 샷’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고진영은 그린 적중률 1위(79.6%)를 유지하고 있다. 밀턴킨스=AP 뉴시스
고진영(24)이 브리티시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송곳 아이언 샷’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고진영은 그린 적중률 1위(79.6%)를 유지하고 있다. 밀턴킨스=AP 뉴시스
“오늘 제 플레이에 점수를 준다면 99점은 됐던 것 같다. 다른 선수가 더 잘해서 우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주 연속 메이저 우승은 놓쳤지만 고진영(24)의 소감에서 아쉬움은 찾기 힘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2년 만에 ‘메이저 퀸’이 됐다는 만족감이 커 보였다.

5일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의 워번GC(파72·6756야드)에서 끝난 올 시즌 LPGA투어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450만 달러·약 54억 원) 최종 4라운드. 고진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6언더파를 몰아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쳐 경기 한때 공동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선두에게 1타 뒤진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노린 약 8m 퍼트가 홀 앞에 멈추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결국 고진영은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로 마감했다.

이로써 고진영은 지난주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메이저 우승 및 시즌 메이저 3승에는 실패했지만 다섯 차례 메이저 대회 성적을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을 확정지었다. 한국 선수로는 2014년 이 상이 제정된 뒤 2015년 박인비와 2017년 유소연에 이어 세 번째 수상이다.

고진영은 “어릴 적부터 메이저 대회에서 더 잘하려면 거리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다. 그래서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수상이 내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다른 분들의 충고를 새겨들으며 가다듬다 보니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가장 먼저 시즌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228만1131달러·약 28억 원)했다.

고진영은 9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국내 팬들 앞에 나선다.

우승은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시부노 히나코(21·일본·사진)가 차지했다. 18번홀에서 1.2m 버디 퍼팅을 놓친 리젯 살라스(30·미국)를 1타 차로 제쳤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신인인 시부노는 생애 처음 출전한 해외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 트로피까지 안았다. 이번 대회에는 JLPGA투어 상금 랭킹 2위 자격으로 출전했다. 원반던지기 선수 출신 아버지와 창던지기 선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소프트볼과 야구로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선수가 LPGA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1977년 LPGA 챔피언십 히구치 히사코 이후 42년 만이다.

일본 팬들이 부르는 별명은 ‘스마일 신데렐라’. 경기 도중 잘 웃는다고 해서 붙은 애칭이다. 그런데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이제 사람들이 알아볼 텐데 사실 나는 조용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고진영#브리티시여자오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