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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상수도 위기대응이 만점?[현장에서/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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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상수도 위기대응이 만점?[현장에서/강은지]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입력 2019-07-08 03:00수정 2019-07-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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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붉은 수돗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인천의 한 구청에 쌓인 생수. 인천=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인천시의 무리한 수계 전환으로 촉발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지방자치단체의 안이한 대응이 빚은 인재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자체가 대부분인 수도사업자의 운영 관리 실태를 점검하는 환경부가 이 문제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이 직접 쓰고 마시는 물의 안전이 걸린 문제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7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7년 실시한 지방수도사업자 운영실태점검에서 인천시의 ‘상수도 위기 대응 능력 정도’에 대해 5점 만점에 5점을 줬다. 운영실태점검은 환경부가 지자체를 비롯한 수도사업자를 대상으로 연 1회 실시한다. 노후 관로 개량 실적 같은 31개 항목을 평가해 점수로 환산한다. 그런데 인천시가 상수도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의 대응 능력 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것이다.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환경부의 조사 결과 브리핑을 들어본 기자로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인천시는 올 5월 30일 공촌 정수장의 수돗물 공급 경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이라는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 단 10분 만에 밸브를 열어 유량과 유속이 급증해 수도관 안 침전물이 떨어져 나오게 했다. 이 때문에 인천 서구 영종 강화 지역에 붉은 수돗물이 나와 약 1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사고 발생 18일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했다.

이 정도면 인천시 위기 대응 능력이 어땠는지 알 만하다. 행정안전부는 7일 발표한 지방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부실 대응을 지적하며 인천 상수도사업본부에 최하 등급을 내렸다.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인천시의 실제 위기 대응 능력은 함량 미달이다. 환경부의 실태 점검이 느슨하게 이뤄졌다”는 신 의원의 지적이 타당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상수도 운영 매뉴얼이 있는지, 사무실에 이 매뉴얼이 비치돼 있는지 등을 확인해 점수를 줬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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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인천시가 사태를 수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사고 발생 다음 날 인천시 실무진과 연락하며 실태 파악에 나섰다. 나흘 만인 지난달 2일 수질분석장비를 제공하는 등 문제 해결에 힘썼다. 원인조사반 구성도 환경부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환경부의 노력을 아는 터라 갈팡질팡했던 인천시의 위기 대응 능력에 만점을 준 것은 아쉽기만 하다. 소 잃고 외양간을 정말 열심히 고치는 격 아닌가. 신 의원은 “환경부가 위기 대응 능력 판단이 이렇게 허술한데 지자체 스스로 상수도 전문성과 경쟁력을 키우길 바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달 붉은 수돗물 사태 백서를 만들 예정이다. 야당 의원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 재발 방지 방안은 제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강은지 정책사회부 기자 kej09@donga.com
#인천 상수도#붉은 수돗물 사태#상수도 위기 대응 능력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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