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자유무역 수호자’라더니 트럼프 따라하는 아베”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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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전술을 따라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WSJ은 2일(현지시간) ‘자유무역의 챔피언 일본, 트럼프 전술을 따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4일부터 반도체·스마트폰 핵심 소재인 Δ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Δ리지스트 Δ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당시 규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은 아니다”면서도 “신뢰관계가 현저하게 손상됐다”는 점을 정책 변경 이유로 들었다.

WSJ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규제를 경제 외교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지켜본 아베 총리가 기술 수출을 외교 전쟁 무기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 내에서도 한국과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기술 공급망에도 피해를 입히고, 자유무역 수호자로서의 아베 총리 이미지도 깎아내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또 WSJ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가 일본 반도체 장비와 전자소재 제조업체들의 주요 고객”이라며 “(이번 조치로) 삼성·LG가 애플의 아이폰을 위한 칩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일본 내 아이폰 공급업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부품 공급업체인 ‘퓨전 월드와이드’의 토베이 고넌만 부사장은 “(일본 정부의 결정에) 승자는 없다”면서 “규제의 형태로 경고탄을 발사하면 반드시 반작용을 예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일본 소재에 대한 한국 기업의 의존도는 매우 높지만, 자원이나 기술을 무기화하는 전략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를 잃는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난 2010년 중국이 영토 분쟁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에 희토류 공급을 차단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후 일본은 아프리카 등 대체공급망을 찾는데 성공했다.

또 이번 조치는 이달 말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WSJ은 “아베 총리의 행보는 보수세력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선호하는 보수 성향 잡지들은 한국에 강경한 조치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고 전했다.

도쿄 소재 전자컨설팅 회사인 ‘아키텍트 그랜드 디자인’의 창립자 도요사키 요시히사는 WSJ에 “일본은 한국이 자신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보다 자신들이 한국을 더 많이 해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는 위험한 행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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