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복잡한 사생활, 英총리 꿈 흔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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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큰 다툼… 경찰 출동
질문 나올때마다 동문서답 논란… 토론회 불참에 “겁쟁이” 비난받아
대처방식 도마 오르며 최대위기… 경쟁자 헌트에 지지율 뒤지기도

차기 영국 총리 1순위로 꼽히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55)이 자유분방한 사생활과 답변 회피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내몰렸다. 유럽에선 정치인의 사생활을 중요하게 따지지 않지만 존슨의 복잡한 사생활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21일 경찰은 이웃의 신고를 받고 존슨의 자택에 출동했다. 존슨은 지난해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 2012년 보수당 선거캠프에서 처음 만난 여자친구 캐리 시먼즈(31)와 동거 중이다. 신고한 주민은 “여성이 비명을 질렀고 ‘쿵’ 등 큰 소리가 났다. 여성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해 가정폭력 관련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명백한 폭력이나 우려되는 상황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존슨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존슨은 1987년 옥스퍼드대 동창생과 결혼해 6년 만에 이혼했다. 그는 이혼 12일 만에 변호사 마리나 휠러와 재혼했고 25년 동안 함께 살며 자녀 4명을 낳았다. 2004년 기자였던 페트로넬라 와이엇과 염문을 뿌렸고 당시 “남자가 한 여자에게 구속돼야 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2010년 아트 컨설턴트와의 사이에 혼외 출생 자녀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법원은 “이 사실을 알리는 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결했다. 존슨은 시먼즈와의 관계가 깊어지자 지난해 이혼했으며 혼외 출생 자녀가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은 최근 6주 동안 여자친구와 큰 싸움을 4번 이상 했다는 지인의 증언이 나올 정도로 불화가 심해지고 있다. 그가 전처인 휠러와의 재결합을 원한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휠러는 “절대 재결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자녀들도 아버지에게 크게 실망해 연락조차 하지 않는다고 대중지 미러는 전했다.

존슨의 대처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변을 피하고 있다. 24일 온라인 매체에는 “그들은 서로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친구의 언급과 함께 존슨과 시먼즈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존슨 캠프 측은 “우리가 보낸 사진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연출 사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보수당 후원자인 기업인 존 그리핀은 “존슨은 과거 자신의 행동과 자녀에 대한 관심과 관련해 설명해야 한다”며 “이것 역시 사람을 평가하는 주요 항목”이라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반면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은 “존슨은 사생활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 공개 여부는 본인의 선택”이라며 반박했다.

존슨이 갑자기 25일 스카이뉴스 주최 보수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 불참 의사를 밝혀 행사 자체가 취소되자 경쟁자인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은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헌트 장관이 “존슨은 왜 경찰이 집에 왔는지 설명해야 한다. 듣기 싫은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고 비난하자 처음으로 헌트의 지지율이 존슨을 앞서는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차기 영국 총리를 뽑는 보수당 전당대회 선거 결과는 다음 달 22일 발표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존슨#사생활 논란#영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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