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사로잡은 IP 열풍, 국가 마다 차이는 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6월 21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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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IP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신작을 준비하는 게임사들도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새로운 IP를 확보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올해 넥슨의 야심작 트라하가 보여준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경쟁이 심화된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신작 게임이 IP 게임만큼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 IP를 확보했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과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IP가 없는 게임보다 더 앞선 자리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요즘 게임사들의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IP의 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유명 IP라고 해서 모든 국가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다. 각국의 게이머들의 선호 IP가 조금씩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문화권이라고 할 수 있는 한중일 3국의 모바일 게임 순위만 봐도 분명 어느 정도 성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한국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한국은 젊은 시절을 온라인 게임과 함께 보낸 30~40대들이 모바일 게임의 주요 소비층이 되면서 온라인 게임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게이머들은 취향이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서구권 게임까지 굉장히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 중국, 북미 등 굉장히 다양한 문화권의 게임들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항상 상위권은 리니지, 뮤, 블레이드&소울, 검은사막 등 과거 인기 있었던 PC MMORPG IP를 활용한 모바일MMORPG들이 차지하고 있다.

젊은 시절을 오랜 기간 함께 했지만, 이제는 일이 바빠서 즐길 수 없게 된 추억의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성인층의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일본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요즘 국내 게임사들이 판호로 인해 길이 막힌 중국 대신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일본은 만화, 애니메이션의 강국 답게 애니메이션 IP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위권은 전통의 강호 퍼즐앤드래곤과 몬스터스트라이크가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 밑으로는 원피스, 유희왕 같은 애니메이션 IP 기반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페이트:그랜드 오더나 그랑블루 판타지 등 게임이 먼저였지만,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미디어믹스가 활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프린세스 커넥트 : 리다이브나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처럼 아예 기획 초기 단계부터 애니메이션 확대를 염두에 둔 경우도 많다.

리니지2레볼루션을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넷마블이 최근 애니메이션 7개의 대죄 IP를 활용한 7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로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일본 시장을 전략적으로 분석해서 얻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자료출처-게임동아)
전세계에서 가장 큰 모바일 게임 시장이 된 중국은 온라인 게임 시절만 하더라도 한국 게임들이 시장을 지배했지만, 모바일 게임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체 개발력을 키워, 중국 자국산 게임들이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들어 텐센트,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들이 공격적으로 IP 확보에 나서면서, 여러가지 IP들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전반적으로, 삼국지, 서유기, 황제와 치우의 탁록전투 등 잘 알려진 고전을 활용한 동양 판타지 계열이나,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웹소설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던 시절 웹소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일본 대형 IP만큼이나 강력한 파급력을 갖게 됐으며, 외국 기업과 협상해야 하는 외산 IP에 비해 확보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게임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각국마다 인기 IP의 성향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3국을 모두에서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일본 IP는 한중일 모두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보니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그 결과 한동안 신작을 내지 못하고 있던 SNK가 과거 IP의 가치성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상장을 하기도 했다.

미르의전설2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미르의전설2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다만, 던전앤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등 한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여전히 중국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2 IP를 무단 도용한 게임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 게임의 판호가 다시 열리면 한국 게임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중국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괴로운 시간이지만, 당분간 판호가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며, IP의 가치에 어울리는 퀄리티를 가진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수 밖에 없어보인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김남규 기자 kn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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