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식량생산 최근 10년새 최저…136만t 지원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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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0%가 식량부족 사태 직면… 1인당 배급량 하루 380g→300g
대북제재가 생산량 감소에 영향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근 10년 사이 최악으로 떨어져 올 한 해에만 약 136만 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3일 공개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조사해 이날 발표한 ‘북한의 식량 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식량 생산량은 417만 t으로 전망됐다. 반면 식량 수요는 576만 t이어서 부족량은 159만 t에 달했다. 여기에 현재 계획된 수입량 20만 t, 국제기구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2만1200t 등을 고려해도 약 136만 t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북한 인구의 약 40%인 1010만 명이 식량 부족 사태에 놓일 것으로 관측됐다. 보고서는 장기간의 가뭄,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 잦은 홍수 등 기후뿐만 아니라 대북제재가 식량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재로 인해 연료, 비료, 기계, 부품 등의 수입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생산량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 북한은 지난해 1인당 하루 380g이었던 식량 배급량을 올해 들어 300g으로 줄인 것으로도 파악됐다.

FAO와 WFP는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북한에 파견했다. 북한이 제공한 자료와 함께 현장 조사, 북한 37개 군의 179개 가정 대상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입장 자료를 내 “국제기구가 북한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같은 동포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북한#김정은#식량부족#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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