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병준, ‘혁신 초석 마련’ 성과…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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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5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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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재정립·대안담론 마련…진통 속 인적쇄신 작업도
차기 지도부 행보따라 金 공과 나뉠 수도…개인행보도 관심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2.2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2.2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김병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1.27/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김병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19.1.27/뉴스1 © News1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일인 27일 임기를 만료하게 된다.

지난해 7월17일 취임한 김병준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사실상 마지막 비대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개월여간의 소회와 향후 당과 개인의 전망에 대해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의 공과 과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들이 오가는 가운데서도, 당 안팎에선 당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순항하고 쇄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의 첫 등장때만 하더라도 당 안팎에선 비대위의 성공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과거 당내 자기세가 없는 비대위가 혁신 드라이브를 채 걸지도 못한채 좌절한 사례들이 한국당 내에선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재발한 당 내홍 등의 한가운데에서 출범한 비대위가 ‘태생적 한계’로 중심을 잡지 못한채 표류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잖았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취임 초반 청산보다는 화합, 독주보다는 소통을 내세운 행보를 보였다. 이어 중반부터는 비대위의 가치·노선 재정립 등 ‘시스템 개혁’, 보수진영의 ‘대안담론’을 구상하는 데 주력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19일 발표한 경제 대안담론 ‘i노믹스’다. i노믹스는 김 위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내놓은 ‘탈국가주의’를 구체화한 담론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12월2일 ‘탈 계파·보스정치’를 골자로 하는 i폴리틱스, ‘비핵평화·자유화합·남북공영’을 핵심으로 하는 통일·안보 대안담론 평화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9월20일 비대위의 ‘국회의원 선거구 당협위원장 일괄사퇴’ 의결을 신호탄으로 임기 초반 미적대던 인적쇄신 작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비대위는 각 당협 심사와 위원장 교체작업을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해 추진하겠다는 명분으로 외부위원이 주도하는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보수진영 유력인사인 전원책 변호사를 ‘전권 위임’에 준하는 조강특위 위원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당협위원장 일괄사태의 절차·내용상 문제를 둘러싼 내홍 발발, 인적쇄신에 대한 책임을 외부위원들에게 전가했다는 ‘하청에 재하청’ 논란 등에 휩싸였으며, 비대위와 전원책 위원이 권한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 전 위원이 결국 해촉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논란과 진통 속에서 조강특위는 지난해 12월15일 우여곡절 끝에 현역 의원 21명을 포함한 당협위원장 교체, 지난 달 중순 공개오디션 등을 통한 새 위원장 영입 등 쇄신작업을 마무리했다.

친박-비박에서 주요 인사들을 거의 동수로 포함시킨 당협위원장 배제 결정에 ‘’인적쇄신을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와 ”계파 쪽수를 맞춘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혹평이 당안팎에서 동시에 나온 바 있다.

비대위 자체의 ‘시한부’ 성격 탓에 비대위의 혁신작업이 미완으로 남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에 김병준 비대위가 성공한 비대위로 기록될지, 실패한 비대위로 남을지는 전대 이후 들어설 지도부의 행보에 따라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차기 지도부가 김병준 비대위가 설정한 노선과 대안, 인적쇄신을 기반으로 혁신행보를 이어간다면 김 위원장은 한국당과 보수진영의 개혁과 회생의 주춧돌이 됐다는 업적을 남길 수 있지만 지도부가 비대위 전으로 회귀한 모습을 보인다면 비대위가 남긴 성과 또한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이 2·27 전대레이스 개막과 함께 황교안·오세훈·홍준표 등 보수진영 대권잠룡들의 불출마를 종용한 점, 25일 기자간담회서 이른바 ‘태극기 세력’ 강경보수층에 각을 세운 것 또한 이를 염두엔 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국당이 과거에 보였던 극단적인 우경화 모습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태극기부대’를 겨냥 ”절대 이 당의 주류가 될 수 없다. 그런 자신감에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장에서 ‘조용히 하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차기 총선·출마 등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정치권과 한국당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 또다른 정치적 행보를 결심, 준비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지지자들의 모임으로 알려진 ‘징검다리 포럼’ 창립식이 김 위원장의 임기만료를 앞둔 25일 오후 4시 서울 신촌에서 열릴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총선, 대선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선 제가 정말 지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가다 보면 이런저런 역할을 맡는 경우는 생기겠지만 지금 어떤 역할을 꼭 해야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이 필요로 하면 제가 해야하지 않겠나“라며 ”손해를 보거나 희생을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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