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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한덕 센터장, 국립의료원에 닥터헬기장 만들기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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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윤한덕 센터장, 국립의료원에 닥터헬기장 만들기 꿈꿨다”

조건희기자 입력 2019-02-11 03:00수정 2019-02-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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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중앙응급센터에 없어 한탄”
靑-정부청사 가까워 비행금지구역… “짓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할 것”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잔디밭에 서서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생전에 “닥터헬기가 자유롭게 뜨고 내릴 수 있는 헬기장을 짓고 싶다”고 했던 곳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게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꿈이었어요. 서울 한복판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응급환자 전용 헬기(닥터헬기)가 자유롭게 뜨고 내릴 수 있는 헬기장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10일 윤 센터장 영결식에 참석한 후 국립중앙의료원 내 잔디밭을 가리키며 손가락으로 크게 알파벳 ‘H’를 그렸다. 윤 센터장의 집무실이 보이는 약 180m² 넓이의 잔디밭이었다. ‘H’는 헬기 이착륙장의 표지이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의 영결식을 치른 뒤에도 한동안 의료원을 떠나지 못하다가 동아일보 기자에게 입을 열었다. 윤 센터장이 2013년 닥터헬기 도입에 앞장서고도 정작 국내 응급실 517곳과 권역외상센터 13곳을 총괄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엔 헬기장이 없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했다는 얘기였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헬기장이 부족한 현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2003년 이 교수가 소음 민원을 무릅쓰고 1만2000원짜리 흰색 페인트를 사다가 직접 경기 수원시 아주대 의대 건물 앞 공터에 ‘H’ 마크를 그린 얘기는 유명하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은 내가 그렇게 날뛸 수 있도록 어둠 속에서 뒷받침을 해주면서도 정작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는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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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중앙의료원은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로부터 약 3km밖에 떨어지지 않아 그 하늘이 비행금지 구역인 ‘P-73 A 공역’이다. 닥터헬기는 ‘긴급항공기’로 분류돼 운항 직전 통보하면 가로지를 수 있지만 아직 전례가 없다고 한다.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의 꿈을 사후에라도 이루기 위해 이곳에 헬기장을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이르면 올해 5월 도입되는 아주대병원 닥터헬기의 첫 훈련비행 목적지를 그 헬기장으로 잡을 계획까지 세웠다.

이 교수는 뻥 뚫린 하늘을 가리키며 “잔디밭 위에 전선도 없다. 영국 런던 시내에선 닥터헬기가 지은 지 수백 년 된 건물 사이로 날고, 이보다 훨씬 좁은 곳에서 자유롭게 뜨고 내린다. 그게 국민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진짜 선진국이다”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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