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강남 일으키는 절박함, “남부럽지 않은 포수가 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30일 05시 30분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LG 유강남.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유강남(27)은 늘 수첩 하나를 품고 다닌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과 야구에 관한 공부의 결과물이 담겨있는 이 수첩은 그가 주로 사용하는 덕아웃 가장 뒤편 벤치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수첩에 손수 적어내려 온 KBO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엔 야구를 향한 유강남의 ‘절박함’이 녹아있다.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고, 기회를 잡기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 2011년 7라운드 50순위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에서 기량을 쌓아 올릴 시간을 앞당긴 배경도 ‘노력’에 있었다. 최대한 목소리를 높여 파이팅을 외치고, 여러 장점과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한 덕분이다. 상무 시절 팔꿈치 십자인대 수술을 받으면서 느낀 그라운드에 대한 그리움은 야구를 더욱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유강남 스스로도 “군대에서 느낀 것이 많았다. 군에서 제대한 2015년부터는 낭떠러지라는 생각과 함께 간절한 마음도 커졌다”고 돌아봤다.

어떤 일에서든 ‘하나라도 얻고, 배우자’는 자세를 지녔다. 덕분에 2018시즌엔 타율 0.296에 19홈런을 겸하며 공격력을 꽃피웠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마음보다 수비력에 대한 개선의 의지가 더욱 강하다. “블로킹이 가장 스트레스였다. 나만의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더 위축됐다”는 유강남은 한결 빠른 움직임을 위해 비 시즌동안 체중 7㎏을 감량했다. “몸이 가벼워진 기분이 든다”는 그는 “더욱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선 수비를 꼭 해결해야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상향은 NC 다이노스 양의지처럼 ‘공수를 겸비한 포수’다.

2019시즌 키워드도 ‘발전’이다. “수비에서 조금이라도 성장하자”는 것이 목표다. 또래 포수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기량을 갖춘 그이기에 공격과 수비에서 진화를 이뤄낸다면 태극마크를 다는 일도 그저 꿈속의 이야기는 아니다. 유강남은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나를 딛고 ‘올라서야 한다’는 마음으로 자기 발전에 힘을 써야 한다”고 했다. 한편으론 “남부럽지 않은 한 팀의 포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속내도 덧붙였다.

LG의 오랜 숙원 사업인 ‘우승’이란 공동의 목표도 있다. 유강남은 “우승을 하면 잠실 일대에 지진이 날 것”이라고 웃으며 “상상만 해도 좋다. 가을야구를 꼭 하고 싶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간절하다”고 힘줘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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