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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vs 러-中 진영대결로 번진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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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vs 러-中 진영대결로 번진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

박용 특파원 입력 2019-01-28 03:00수정 2019-0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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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서 정면충돌… 치열한 설전
26일 미국 뉴욕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이를 지지하는 러시아, 중국 등을 맹비난했다(위쪽 사진). 같은 회의에 참석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미 일간지를 들어 보이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헌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등을 동원해 마두로 정권의 합법성을 항변했다. 뉴욕=신화 뉴시스
“모든 국가가 베네수엘라 문제에서 어느 편에 설지 선택해야 한다. ‘자유의 세력’ 편에 설 것인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결탁할 것인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도 미국 편에 서서 “마두로 정권은 8일 내에 선거를 다시 치르라”고 압박했다. 반면 마두로 정권과 러시아, 중국 등은 “미국이 쿠데타를 시도한다”며 맞섰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란 초유의 사태가 국제사회의 진영 대결 및 대리전으로 확전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의 사회주의 실험으로 수백만 명의 아이가 영양실조와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수년간 수십억 달러의 잘못된 투자와 지원을 만회하기 위해 실패한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마피아 국가’로 전락했다”고 강력 성토했다.


이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1년 동안 베네수엘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무시됐다. 회의가 왜 늦게 열린 건지 다 알지 않느냐”고도 했다. 미국이 요청한 안보리 회의는 러시아 등의 반대로 15개 이사국 중 정족수인 9개국 찬성을 겨우 채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의 후 “모든 나라가 마두로 정권과의 금융 시스템을 단절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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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문제는 안보리 의제가 아니다. 미국의 내정 간섭이 지나치다”고 서방에 목소리를 높였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목적은 쿠데타 기획”이라며 “남미를 미국 뒷마당쯤으로 여긴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마두로의 전임자이자 남미 좌파의 거두였던 고(故) 우고 차베스 정권(1999∼2013년 집권) 때부터 급속히 악화됐다. 반미 성향이 강한 차베스 전 대통령은 2008년 쿠데타 시도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고 양측은 10년 넘게 대사도 파견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와는 국방, 외교, 경제 분야에서 내내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이도 각별했다. 중국도 사회주의 정권을 적극 지지하며 10년간 베네수엘라에 500억 달러(약 56조 원)가 넘는 돈을 빌려줬다.

당사국 자격으로 안보리에 참석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유럽 국가의 재선거 시한은 유치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유럽이 무슨 자격으로 주권국에 시한을 정하고 최후통첩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다만 마두로 정권의 지지 기반인 군부에서 첫 이탈자가 나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의 주미대사관 무관인 호세 루이스 실바 대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마두로 정부와 관계를 단절했으며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역시 독자 제재 카드 등을 저울질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교역하는 제3자를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베네수엘라 두 대통령’#안보리서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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