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사태 국제 외교전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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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5일 0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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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 마두로 지지 vs 미국 과이도 지지

미국이 반미 색체가 뚜렷한 니콜라스 마두로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 대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자 러시아와 중국은 마두로 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 푸틴 마두로와 직접 통화, 지지의사 전달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지를 표시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푸틴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가 외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마두로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다른 국가(미국)의 간섭은 국제법의 근본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궁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속되는 위기에 대해 러시아가 ‘원칙적인 입장’을 밝혀준 점에 고마움을 표했다.

◇ 중국도 사실상 마두로 지지 선언 : 중국도 사실상 마두로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중립적 입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내심 마두로 정권 유지를 바라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2013년 마두로 정권 출범 이후 베네수엘라에 엄청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기간 약 500억 달러(56조)를 투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과이도 국회의장이 새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이 같은 투자 계약이 취소되는 것을 중국은 염려하고 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중남미에 투자를 많이 해 미국의 배후를 중국 편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라틴아메리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베네수엘라의 모든 정파가 흥분을 가라앉히고 정치적 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주권과 독립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는 뜻이다.

상하이 대학교 라틴아메리카 연구센터 주임인 쟝스쉐는 “화춘잉 대변인의 발언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이유는 마두로 정권이 출범 이후 반미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미국은 과이도 지지 : 미국은 이에 비해 취임 후 반미노선을 걸어온 마두로 대통령 대신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베네수엘라에 석유 제재를 부과하고, 친미 정권을 수립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야당 대표인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했다.

그러자 미국을 포함한 10개국 이상이 그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고, 마두로 정부는 미국과 단교를 선언한 뒤 미국 외교관들에게 72시간 내 출국을 명령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부정하는 이유로 민주주의 회복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입맛에 맞는 정권 교체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닉 커닝엄 오일프라이스 원유 전문 연구원은 ”미국은 늘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남미 정부를 무너뜨려왔지만 미국에 의한 정권 교체는 항상 우익 독재 정권으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과 달리 중국, 러시아 등은 마두로 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어 베네수엘라 사태가 국제 외교전으로 비화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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