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北 김영철 사단…‘美 카운터파트’ 김혁철·박철 주목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4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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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협상단을 확대 개편한 정황이 포착됐다. 비핵화 의제의 복잡성, 남북관계와의 연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 워싱턴D.C.를 다녀온 ‘제2차 조미고위급회담대표단’을 23일 만나 방문 결과를 청취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대표단’에 포함된 인사는 김 부위원장,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3명이다.

김 전 대사와 박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비핵화 협상 전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있었던 김 부위원장의 1차 미국 방문 때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만 포착됐다. 김 부위원장이 1차 방미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할 때는 통역만 대동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김 부위원장은 박 부위원장, 김 실장, 김 전 대사를 배석시켰다.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와 만날 기회를 가졌다”고 밝히면서 북미 실무협상 대표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비건 특별대표가 곧바로 스웨덴에서 기존의 실무회담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부상과 ‘숙식 협상’을 했고, 북한 관영매체가 새롭게 등장한 인물을 ‘조미고위급회담대표단’으로 묶은 점 등을 종합할 때 ‘교체’보다는 ‘확대 개편’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영철은 협상을 큰 틀에서 총괄하기 때문에 고위급회담 때도 실무급에서 지원할 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새로 지명됐다’고 언급한 것 또한 고위급대표단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협상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인사는 김 부위원장, 최 부상, 김 전 대사, 박 부위원장, 김 실장, 최 직무대행이다. 당을 중심으로 김 부위원장이 총괄을 맡고 그 아래 외무성과 통전부 인사가 포진했다.

김 전 대사의 경우 통전부 소속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지만 통일부는 그를 외무성 소속 인사로 분류하고 있다. 2017년 9월까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근무하다 추방된 이후 뚜렷한 활동이 포착되고 있지는 않지만 외무성에서 이력을 쌓은 그가 갑작스럽게 당 전문부서인 통전부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 부위원장은 2016년 3월까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동포담당 참사를 지낸 이력을 갖고 있으며, 이후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포착됐다. 이어 지난해 7월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김 부위원장과 회담을 할 때 배석한 점 등을 종합할 때 통전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을 거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미국 일각에서 리용호 외무상을 중심으로 한 협상 테이블을 선호하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 북미 협상은 김영철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선희-비건 테이블도 김영철의 총괄 하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통전부 중심으로 대미 비핵화 협상을 끌고 가는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 관계의 연계성을 고려한 전략”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대남·대미 협상을 이끌어온 김영철을 중심으로 외무성과 통전부가 맡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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