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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투명인간처럼 앉아있던 펜스 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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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투명인간처럼 앉아있던 펜스 부통령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입력 2019-01-22 03:00수정 2019-01-2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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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국경장벽 예산 첫 협의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손을 무릎에 얹고 부동자세를 취한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에서 오후 10시 반 또는 11시 반이 되면 TV 심야 토크쇼가 시작됩니다. 저녁 뉴스만큼이나 3대 지상파 방송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심야 토크쇼 진행자의 특징은 조금씩 다른데 가장 정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은 CBS ‘레이트쇼’의 스티븐 콜베어입니다. 콜베어가 보여주는 신랄하면서도 유쾌한 정치 풍자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The T is silent. Like you were during the Roger Ailes scandal.”

콜베어(Colbert)는 발음이 독특한 성(姓)입니다. ‘콜버트’가 아니라 조상 대대로 ‘콜베어’로 발음한다고 합니다. ‘폭스 앤드 프렌즈’ 앵커 브라이언 킬미드는 콜베어를 비난하면서 계속 ‘콜버트’라고 부릅니다. 은근히 무시하는 거죠. 기분이 상한 콜베어가 킬미드에게 한방 먹입니다. 발음이 되지 않는 묵음을 ‘silent’라고 합니다. “철자 T는 침묵(묵음)이야. 당신이 로저 에일스 스캔들 때 침묵했던 것처럼 말이야.” 폭스뉴스 최고경영자였던 에일스의 직장 내 성희롱 스캔들이 터졌을 때 상당수 직원들은 그를 비난했지만 킬미드가 침묵을 지킨 것을 조롱한 겁니다.


△“Whoa! Pump the bra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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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콜베어가 김정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습니다. “잠깐! (우리 사랑을) 천천히 이어 갑시다.” 한 번 만난 70대 아저씨(혹은 할아버지)가 사랑한다고 하니까 “속도 조절하라”고 건방지게 충고하는 거죠. ‘pump the brakes’는 위험한 도로 상황에서 운전할 때 반복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가며 속도를 줄이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I’m a manila envelope taped to a beige wall.”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받아내기 위해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수차례 백악관으로 불러 설득 작전을 폈습니다. 첫 회동은 ‘토크 배틀’ 난타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아무 말도, 거동도 없이 앉아있었습니다. 콜베어가 펜스 부통령의 속마음을 읽어봤습니다. 마닐라 봉투는 노란색 봉투를 말합니다. 마닐라 봉투를 베이지 색깔의 벽에 붙여놓으면 잘 구별이 안 갑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투명인간이야. (저 난장판에 끼기 싫어).” 사실 석고상처럼 앉아있으면 더 눈에 잘 띄는데도 말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스티븐 콜베어#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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