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아이’ 이승우, 물병 ‘뻥’…한국이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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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7일 10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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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사진=스포츠동아 DB
이승우. 사진=스포츠동아 DB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벤치에 머물자 물병을 걷어차는 등 화를 참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승우의 모습은 고종수와 이천수를 떠올리게 한다. 고종수와 이천수는 화려한 퍼포먼스, 거침없는 언변 등 자기표현이 강했던 선수다. ‘악동’의 느낌도 강했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돌한 아이’ 계보는 이승우가 이어가고 있다. 특히 FC바르셀로나 후베닐A·B(스페인), 헬라스 베로나(이탈리아) 등에서 뛰며 10대 시절 대부분을 유럽에서 보낸 이승우는 속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대부분의 한국 선수와 달리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나타낸다. 유럽에서 오래 살면서 그네들에 동화된 영향이 커 보인다.

이승우는 지난 201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일본과의 8강전을 앞두고 “일본은 간단하게 이겨주겠다”라며 패기 넘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 2015년에는 핫핑크색으로 머리를 염색해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사실 이번 물병 논란은 유럽이라면 논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매우 흔하기 때문.

하지만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적 정서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이승우의 행동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이***은 “국가대표인데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은 “지금 좀 힘들다고 다 내색하면 깨지는 것은 팀워크다. 후보들 누가 그라운드에서 뛰고 싶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샤***도 “이건 욕먹을 행동이 분명히 맞다. 기강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 답답한 마음은 이해 가지만, 그건 출장 기회가 적은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승우를 격려하는 팬들도 많았다. 위***은 “물론 많이 힘들겠지만, 잘 이겨낼 때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릴 거다. 이승우의 출전을 바라는 많은 분들이 있음을 믿고 힘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tr***은 “화 날만 하다. 소속팀에서 겨우 입지 다져가고 있는데 차출하더니 한 경기도 못 뛰게 하는 건 조금 아닌 것 같다”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에선 이승우의 출전이 기대됐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선발 명단에 이승우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후반 들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주세종(아산)이 교체로 투입됐다. 마지막 교체카드도 이승우가 아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이승우는 실망한 듯 벤치로 복귀하면서 물병을 차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기분이 풀리지 않는지 땅에 떨어진 수건을 다시 한 번 찼다. 벤치에 앉기 직전에는 들고 있던 정강이 보호대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승우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절하며 섭섭한 마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뉴캐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장면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어떤 마음인지 이해는 된다. 경기에 못 나와서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며 “승우도 팀을 위해 어떤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 잘 알 것이다. 잘 타이르겠다. 아직 어려서 그렇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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