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의원 “사재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 목포 구도심 살려보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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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6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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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 지역 문화재 지정 정보를 이용해 조카와 측근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카가 목포에 집을 사게된 경위를 설명하며 "사재를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서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이날 조카에게 목포 부동산을 사게한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9일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을 다시 게재했다.

‘손혜원 목포괴담의 전말’이라는 제목으로 쓴 당시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OO아 너 목포가서 살래?
- 목포는 별안간 왜요?
- 목포 구도심 옛 집들이 너무 좋아.
- 그렇다고 내가 왜 목포에 가서 살아야 해?
- 나는 늙었으니 네가 간다면 도와줄께.
- 잘 모르겠지만 고모가 가라시면 갈께요.
- 그래, 가자 목포.
- 목포에 집을 사려면 돈이 얼마나 드나요?
- 너 가게 권리금, 집 보증금 등 총 얼마 있니?
- 음... xxx 정도 되려나?
- 그 돈 중에서 일단 너 살 집을 하나 사자.
- 당장 들어가서 살만한 집이에요?
- 아니. 많이 고쳐야 해.
- 고모, 저 고칠만한 돈은 안될텐데?
- 일단 네 돈으로 집을 사면 고치는 돈은 내가 증여해 줄께.
- 왜 그렇게까지?
- 어차피 너 시집갈 때 주려던 돈이 좀 있어.
- 헉. 그래요? 그런데 거기가면 전 뭐해서 먹고 살죠?
- 뒷골목에 작고 싼 집 한 두개 더 사서 월세를 받든지 게스트하우스 하렴.
- 그 집들도 고쳐야 하잖아요?
- 사게 되면 그 집은 네 돈으로 알뜰하게 고쳐 봐.
- 고모는 왜 별안간 목포에 그렇게 빠졌대요?
- 목포 구도심 집들이 보물인데 사람들이 너무 몰라.
- 그렇다고 나를 목포로 보내고 재산을 증여해서 수리까지?
- 근대 가옥 수리의 표본을 목포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고치는데?
- 진짜 중요한 가치는 다 없애고 다 덮어버리지.
- 고모가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게 뭐에요?
- 다른 사람들이 네 집 고친 것을 보고 흉내내면 구도심이 살아날 거야.
- 그러면 나는 목포가서 뭘 얻을 수 있어요?
- 너 목포가면 집세 걱정 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
- 정말? 일단 한번 가봐요 고모.
- 가보면 너도 좋아할거야.


손 의원은 이 글을 올린 후 "투기는 커녕 사재를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서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했다"며 "더 강력하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제 나전박물관도 목포로 옮겨야겠다고 지난해 결심하고 재단에 또 사재를 넣어 목포에 박물관 부지를 샀다. 다 쓰러져가는 구도심 골목 안 옛 공장이다. 그러나 안쪽 땅이라 박물관 입구가 확보되지않아 몇 달을 기다려 길 쪽 작은 집 두채를 마저 매입해 겨우 박물관 입구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음해가 있더라도 목포에 대한 제 소신은 변하지 않는다. 순천도 여수도 부러워할 근대역사가 살아있는 거리, 과거와 현재, 문화와 예술, 음악이 흐르는 도시 목포를 목포시민과 함께 만들어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SBS는 이날 8시 뉴스를 통해 손 의원의 조카와 측근들이 지난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남 목포 한 구역에 밀집한 9채의 건물을 사들인 뒤, 이 일대가 지난해 8월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건물값이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뉴스8은 "이 건물들은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지정된 1.5km 구역 안에 모두 위치하고 있다”며 “지금 이 지역은 문화재로 지정되고 나서 건물값이 4배 정도 뛰었다"고 보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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