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합류까지 1경기…체력도 심리도 유지해야할 손흥민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9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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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맨유와의 정규리그 끝으로 UAE행

연말과 연시를 잇는 토트넘의 숨 가쁜 일정을 손흥민은 흠 잡을 데 없는 모습으로 소화했다. 아니, EPL 선수들을 통틀어도 손흥민보다 좋은 기록을 남긴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파울루 벤투 감독도 그리고 한국의 축구 팬들도 한껏 고무돼 있었다. 그가 합류하는 시점부터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복귀를 향한 행보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기류가 흘렀다.

하지만 손흥민의 최근 상승세는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선수가 365일 좋을 수는 없다. 그 어떤 선수든 주기, 좋을 때와 나쁠 때를 오가는 사이클이 있다. 벤투 감독과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좋은 흐름이 좀 더 이어지길 바랄 뿐인데, 잠시 주춤한 경기가 나왔다.

토트넘이 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4강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전에 나온 케인의 PK 선제골이 이날의 결승골이 됐다.

최근 6경기에서 7골5도움으로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손흥민은 예상대로 선발로 출전해 해리 케인, 델레 알리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초반 몸놀림은 경쾌했다. 전반 10여분까지 손흥민은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을 과시하면서 7경기 연속 포인트 작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전 경기들과는 다르게 침묵했다.

첼시는 손흥민의 근래 상승세를 경계, 크리스텐센으로 하여금 손흥민을 집중 마크하게 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도 크리스텐센이 따라붙는 모습이 나왔을 정도다. 전담마크에 가까운 상대 대응 속에서 손흥민은 최근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후반 34분 라멜라를 넣으면서 손흥민을 불러들인 것은 이해되는 선택이었다.

전체적으로 상대 수비에 묶였던 경기다.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지 못했다. 나쁜 움직임은 아니었으니 지나친 해석은 불필요하나 아쉬움이 남은 것은 사실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25일 첼시와의 정규리그 경기부터 이날 첼시와의 리그컵 4강 1차전까지 14경기에 연속 출전했다. 그중 선발이 12번이었다. 단순히 많이 뛴 것만도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5일 FA컵 64강 트랜미어 로버스전에서의 1골2도움을 포함, 6경기에서 무려 12개의 공격포인트(7골5도움)을 작성했다. 팀 내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이는 손흥민이었다.

그렇게 해를 이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손흥민이 하필이면 배를 갈아타야하는 시점이 임박했을 때 주춤한 것은 벤투 감독 입장에서 달가울 것 없는 일이다. 첼시전에서의 모습이 정점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주기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은 우려가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필리핀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을 고전 끝에 1-0 승리로 마친 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좋은 컨디션을 갖고 합류해 중국과의 3차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무사히’ ‘건강히’ 합류하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이제 손흥민은 오는 14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중요한 정규리그를 치르고 UAE행 비행기에 오른다. 손흥민 입장에서도 당연히 잘하고 싶을 경기다. 첼시전 아쉬움을 떨쳐야하고 한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갚고 싶기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관심이 큰 경기다. 첼시전에 이어 맨유전까지 연거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플레이가 나온다면 심리적으로 가라앉은 상태로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좋을 것 없는 일이다. 벤투 감독의 말처럼 ‘좋은 컨디션’으로 오기 위해 맨유전 활약은 중요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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