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결혼서 탈출한 18세 사우디 소녀 “돌아가면 가족들이 죽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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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7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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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태국, 소녀를 송환하지 말고 난민 보호해야”

강제결혼과 가족들의 학대를 피해 호주로 탈출하려다 태국에서 붙잡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소녀 라하프 모하메드 알 쿠눈 © News1
강제결혼과 가족들의 학대를 피해 호주로 탈출하려다 태국에서 붙잡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소녀 라하프 모하메드 알 쿠눈 © News1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7일(현지시간) 강제결혼과 가족의 학대를 피해 태국으로 도망친 18세 사우디아라비아 소녀가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살해당할 수 있다며 태국 당국에 그를 추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출신인 라하프 모하메드 알 쿠눈(18)은 지난 5일 가족과 함께 쿠웨이트로 향하던 도중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탔다. 그는 태국에서 호주행 비행기로 갈아타서 호주에서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태국 수완니폼 공항에서 붙잡혀 방콕 환승 공항에 구금됐다.

그러나 알 쿠눈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문자메시지와 음성메시지를 통해 “나는 호주 비자도 있었고 항공기도 예약해 둔 상태였다”며 “그러나 ”공항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내 여권을 압수한 뒤 공항 보안요원들과 함께 와서 사우디로 돌아가야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형제와 가족들, 그리고 사우디 대사관이 쿠웨이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들은 나를 죽일 것이다. 내 목숨이 위태롭다. 내 가족은 매우 사소한 일에도 나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고 말했다.

이에 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지부 부국장은 ”타국 대사관 직원이 공항을 활보하며 여권을 압수하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수라차테 학판 태국 이민국장은 ”알 쿠눈이 그가 왕복 티켓과 머물 숙소가 없었기 때문에 붙잡혀 있는 것“이라며 ”이번 일은 가족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HRW 중동 담당자도 성명을 내고 ”태국 당국은 그의 송환을 즉시 중단하고, 그가 호주로 가거나 태국에 머물면서 난민 보호를 받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 쿠눈의 송환은 오전 11시15분(현지시간)에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태국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러한 소식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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