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QO’는 다저스의 실수일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월 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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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더디기만 하다. 주전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와 맷 켐프, 좌완투수 알렉스 우드를 신시내티 레즈로 떠나보낸 직후에는 금세라도 엄청난 영입이 이어질 듯했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프리에이전트(FA) 불펜투수 조 켈리와 3년 2500만달러(약 281억원)에 계약한 뒤로는 잠잠하다. 다저스 입단이 유력해 보였던 FA 거물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의 행선지는 원 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나 뉴욕 양키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다저스가 하퍼 영입전에서 밀려서일까. 불똥이 엉뚱하게도 류현진에게로 튀고 있다. 미국 매체 블리처 리포트는 5일(한국시간) “다저스로선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QO)를 한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류현진이 1790만달러(약 201억원)의 QO를 수용하는 바람에 사치세 한도까지 여유가 부족해진 다저스가 하퍼 영입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 요지다. 하퍼의 몸값은 10년 기준 최소 3억달러(연평균 3000만달러)로 형성돼 있는데, 류현진을 비롯한 몇몇 선수에게 이미 거액을 지불한 까닭에 다저스의 자금 계획이 여의치 않아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하퍼의 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아직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정선수를 하퍼와의 계약 성사에 걸림돌처럼 취급하는 일은 어불성설일 수 있다. 또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사례도 드물다. 앨버트 푸홀스(10년 2억4000만달러·LA 에인절스), 트로이 툴로위츠키(10년 1억5775만달러·콜로라도 로키스→토론토 블루제이스→양키스), 로빈슨 카노(10년 2억4000만달러·시애틀 매리너스→뉴욕 메츠), 지안카를로 스탠튼(13년 3억2500만달러·마이애미 말린스→양키스) 등의 사례에서도 드러나듯 10년 이상의 장기계약 상당수는 실패로 돌아갔거나 구단 운영에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해 결국 트레이드가 뒤따랐다.

아울러 다저스가 류현진의 QO 수용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도 무리다. 부상과 수술 전력이 류현진의 FA 선언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요소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1790만달러는 분명 큰 돈이지만, 류현진이 2년에 걸친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는 과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구단이 바로 다저스임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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