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2억 떨어진 헬리오시티…“바닥” vs “더 밀린다”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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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5일 0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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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가구 입주 폭탄…전셋값 8억에서 6억으로 급락
지하철 가까운 동호수만 선호…중개업계도 당혹

“보통 집주인은 입주자 사전점검 이후엔 전셋값을 올리거든요. 근데 헬리오시티에선 예상이 완전히 어긋났어요. 매물이 많아도 너무 많아요.” (송파역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4일 찾은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주 출입구에선 이삿짐을 실어나르는 트럭들과 입주민이 부지런히 오갔다. 단지 주변으로 ‘입주를 축하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해 아직 번잡함은 없지만, 9510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 규모 단지는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송파역과 가까운 동호수 집주인은 전셋값 6억원 이하(전용면적 84㎡)로 양보하지는 않겠다고 한다”며 “역과 떨어진 단지 끝자락은 선호도가 떨어져 5억원대 매물이 있다”고 전했다.

◇ 9510가구 역대급 입주…전셋값 2억원 출렁

헬리오시티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일 규모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9510가구가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역대급 규모 탓에 10년 전 잠실 일대에서 나타난 역전세난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엘스(5678가구)·리센츠(5563가구)·트리지움(3696가구)이 비슷한 시기에 입주해 주변 매매·전셋값을 끌어내린 사례가 있다.

실제로 헬리오시티 전세 물건은 지난해 봄부터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8억∼9억원 선. 실제 계약은 8억원 안팎부터 진행됐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입주가 코앞에 다가오자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호가를 대폭 내리기 시작했다. 현 시세는 5억원대 중반부터 6억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현지 중개업계도 하염없이 떨어지는 전셋값에 고충이 많다고 토로했다. 세입자들에게 전셋값 하락은 없다고 단언했지만, 조정 폭은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고객에게 사전점검이 시작되면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릴 테니 빨리 계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며 “최근 전셋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기존 계약자와 난감한 사이가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매물 등장 초기엔 최대 8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지금은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며 “세입자도 대출을 받는 만큼 금융비용 부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추가 하락? 세입자·집주인 ‘예의주시’

현지에선 전셋값 추가 하락 가능성에 의견이 엇갈렸다. 우선 5억원대 저가 매물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사실상 저점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헬리오시티는 송파역과 가까운 동호수 선호도가 높다. 9510가구 크기로 단지 끝에서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10분 이상이 걸린다. 대다수 상담자 역시 지하철과 가까운 동호수를 찾고 있다. 결국엔 세입자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K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초반엔 집주인이 대출이자 부담으로 빠른 계약을 원했다”며 “지금은 적정수준 세입자를 찾을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매물만 남았다”고 전했다.

반면 입주가 마무리되는 4월이 다가오면 집주인이 다시 호가를 낮출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분양가 잔금을 내야 하는 만큼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송파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무도 전셋값이 6억원 이하까지 밀릴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고객상담에서 가격 전망은 어렵다고 솔직하게 설명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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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경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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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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