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극단적 선택 암시 후 잠적…폭로 이어오다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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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3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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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극단적 선택 암시 후 잠적…29일부터 폭로 이어가다 왜?/유튜브 캡처.
신재민 극단적 선택 암시 후 잠적…29일부터 폭로 이어가다 왜?/유튜브 캡처.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적자 국채 발행 압력’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32)이 3일 오전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해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날 오전 관내 신림동 신재민 전 사무관의 주거지를 수색해 A4 2장 분량의 유서 형식 글을 확보했다.

앞서 신재민 전 사무관은 이날 오전 7시 예약문자를 대학 친구에게 보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라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를 본 친구가 오전 8시 4분경 112에 신고했다.

관악서 관계자는 “신재민 전 사무관이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예약 문자를 보내고 사라졌다”며 “신 전 사무관이 현재 생존해 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바탕으로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서는 여성청소년과, 형사과 인력 등을 총동원해 신 전 사무관의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오전 11시 30분 현재 소재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다.

신 전 사무관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지난 2014년부터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국고금 관리 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해 7월 공직을 떠났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청와대가 기획재정부를 통해 민간 기업인 KT&G 사장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에 휩싸였다. 다음날인 30일엔 "청와대가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 발행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전날인 2일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적자국채 발행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며 기재부에 전화를 걸어 국채발행 관련 보도자료 취소 등을 압박한 이는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라고 추가 폭로했다.

신 전 사무관은 같은 날 자정쯤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공무원을 관둔 뒤 우울증이 왔다. 혹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봐 병원에서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약을 타 왔다.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줄곧 "신 전 사무관이 사태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해오다 이날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금지 위반,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형법 제127조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있다. 또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51조는 기록물을 무단으로 은닉하거나 유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고발장이 제출되면서 공익을 위한 폭로였다고 주장한 신 전 사무관의 처벌여부가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공익을 위한 내부고발로 본다면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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