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샌더스·워런…2020년 美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는?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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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매사추세츠 주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난 12월 31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일 (현지시간) 진보진영을 대표해 2020년 대선에 나설 정치인 10인을 선정했다.

베토 오루크 텍사스 주 전하원의원은 더힐이 가장 먼저 주목한 2020년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다. 그는 정치적으로도 공화당의 협조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써 민주당의 폭 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루크 전 의원은 지난 11월 6일 열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에게 단 2.6% 포인트 차이로 패배해 연방상원의회 입성에 실패했지만, 2018년 3분기에만 정치자금 3800만달러(약 426억원)을 확보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 참여했던 다수의 관료들 역시 오루크가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한 정치적 이미지를 소유하고 있다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루크와 자신이 비슷한 진정성을 가지고 정치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더힐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을 2번째 유력 대선 주자로 뽑았다. 샌더스 의원은 무소속으로 민주당 내 정치적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다.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자신이 수십 년간 주장해온 미국 사회의 민주사회주의 정책 도입을 내세워 지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며, 당시 구축해 둔 선거 캠프 조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만약 워렌 의원이 샌더스 의원과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대결하게 된다면, 두 사람이 민주당 내 진보진영의 표를 나누어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의원은 지난 해 12월 12일 가진 회동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두 정치인이 “미세한 차이만 있는 유사한 공약을 내걸고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샌더스 의원의 많은 나이은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 샌더스 의원은 현재 79세로 2020년이면 81세가 된다.

샌더스 의원이 주창하는 민주사회주의는 자유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는 기존의 사회주의와는 다르다. 195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이 정치사상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사회의 방향이 자본에 의해 결정되지 않도록 사회주의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더힐이 3번째로 이름을 거명한 차기 대선 유력 후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현재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0%를 기록, 2위 샌더스 후보 1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USA투데이의 여론조사에도 민주당 후보 중에 그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내에서 강력한 지지세력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 미 북동부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러스트 벨트는 미시간과 위스콘신, 인디애나, 일리노이,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 등 과거 미국의 제조업을 이끌던 지역을 말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998년, 2008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이미 도전한 바 있다.

더힐은 이어 전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출신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초선)의 등장이 민주당 대선 경쟁을 좀 더 흥미롭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리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며 미국 전역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카리스마 넘치고 강력한 언변가로 통한다. 여기에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도 사회의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 내에서 그가 가진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더힐은 해리스 의원이 또한 미국에서 다소 과격해 보일 수 있는 샌더스 의원과 같은 진보성향의 의원들과 중도 우익에 가까운 바이든 부통령 사이에서 좋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더힐은 워런 의원을 민주당의 5번째 유력 대권 주자로 소개했다. 2020년 대선 출마 준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며 발표한 영상에서 그는 스스로를 부패와 인종 불평등, 경제 공정성에 주력할 ‘싸움꾼’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금융 보호국을 창설하는 등 워런 의원은 워싱턴 주류 정치무대에서 오랫동안 미국 진보의 상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타고난 웅변가로 샌더스 의원이 가진 정치적 진보성에 성공적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더힐은 자신의 미국 원주민 혈통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와 가진 설전이 워런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 봤다. 워런 의원이 제시한 DNA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워런 의원 조상의 대부분은 유럽인이며, 그녀가 6~10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원주민 혈통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스턴 글로브는 이 결과를 놓고 워런 위원이 미국 원주민의 64분의 1에서 1024분의 1 사이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더힐은 이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 의원이 백인 노동 유권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기는 힘들 것으라고 진단했다.

이들 외에도 셰러드 브라운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코리 부커 뉴저지 주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미네소타 주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뉴욕 주 상원의원 등이 더힐이 선정한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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